콜센터에 걸려 오는 전화는 한 시간에 평균 몇 통일까요? 평균이 180통이라면 한 분에는 3통쯤 올 텐데, 어떤 분은 한 통도 안 오고 어떤 분은 갑자기 대여섯 통이 몰립니다. 이렇게 들쭉날쭉해 보이는 횟수에도 의외로 질서가 숨어 있습니다.
그 질서를 설명하는 것이 바로 푸아송 분포(Poisson Distribution)입니다. 일정한 시간이나 공간 안에서 어떤 사건이 몇 번 일어나는지를, 평균 발생 횟수라는 숫자 하나만으로 계산해 주는 확률분포입니다.
본 자료에서는 푸아송 분포가 어떤 조건에서 성립하는지, 말발굽에 걷어차인 기병과 런던에 떨어진 폭탄의 통계는 무엇을 보여 주었는지, 어디에 쓰이는지, 그리고 맞지 않는 경우는 언제인지 차례로 살펴보겠습니다.
평균 하나로 세는 드문 사건의 확률
평균 하나가 분포의 모양을 정한다

이 분포는 프랑스의 수학자 시메옹 드니 푸아송(Siméon Denis Poisson)이 1837년에 펴낸 『형사·민사 판결의 확률에 관한 연구』에서 소개해 그의 이름이 붙었습니다. 다만 비슷한 결과는 1711년 아브라암 드무아브르(Abraham de Moivre)도 이미 내놓은 적이 있습니다.
(1) 필요한 것은 평균 발생 횟수 하나
정해진 구간에서 사건이 평균 λ번 일어난다면, 정확히 k번 일어날 확률은 λ의 k제곱에 e의 마이너스 λ제곱을 곱한 뒤 k 팩토리얼로 나눈 값입니다. 여기서 e는 약 2.718인 수입니다.
(2) 평균과 분산이 같다
푸아송 분포에서는 평균도 λ이고 흩어진 정도를 나타내는 분산도 λ입니다. 평균만 알면 얼마나 들쭉날쭉할지까지 정해진다는 뜻입니다.
(3) 성립 조건이 있다
사건이 서로 영향을 주지 않고 독립적으로 일어나야 합니다. 평균 발생 비율이 구간 내내 일정해야 하고, 두 사건이 정확히 같은 순간에 일어나지 않아야 합니다.
예를 들어 평균 분당 3통의 전화가 오는 콜센터에서 1분에 1통에서 4통이 올 확률은 약 77퍼센트이고, 한 통도 안 오거나 5통 이상 올 확률은 약 23퍼센트입니다. 100년에 한 번꼴로 넘치는 강이라도 100년 동안 한 번도 안 넘칠 확률이 약 36.8퍼센트, 두 번 이상 넘칠 확률이 약 26퍼센트나 됩니다. 평균이 1이라고 해서 정확히 한 번씩 오는 것이 아닙니다.
말발굽에 걷어차인 기병들의 통계

푸아송 분포를 실제 자료로 널리 알린 사람은 러시아 출신의 폴란드계 통계학자 라디슬라우스 보르트키에비치(Ladislaus Bortkiewicz)입니다. 그는 1898년에 『작은 수의 법칙』이라는 책을 내고, 프로이센 군대에서 말에게 걷어차여 숨진 병사의 수를 예로 들었습니다.
- 자료(Data): 14개 군단을 1875년부터 1894년까지 20년 동안 살펴 군단과 연도의 짝 280개를 얻었고, 사망자는 모두 196명이었습니다.
- 평균(Mean): 196명을 280으로 나누면 한 군단이 한 해에 겪는 사망자는 평균 0.7명입니다.
- 관측(Observed): 사망자가 0명이었던 경우가 144번, 1명이 91번, 2명이 32번, 3명이 11번, 4명이 2번이었습니다.
- 예측(Expected): 평균 0.7의 푸아송 분포로 계산한 값은 차례로 약 143.1, 92.1, 33.5, 8.2, 2.9번으로 관측과 놀랄 만큼 가까웠습니다.
말에게 걷어차이는 일은 군인 한 명 한 명에게는 아주 드물지만, 기병이 많고 기간이 길어 기회는 많았습니다. 이렇게 한 번 일어날 확률은 작아도 시도 횟수가 많은 사건의 횟수가 푸아송 분포를 따른다는 점을 보르트키에비치는 작은 수의 법칙이라 불렀습니다.

런던에 떨어진 폭탄은 몰려 있었을까

제2차 세계대전 말기에 독일은 V-1 비행 폭탄을 런던에 쏘았고, 폭탄이 특정 지점에 몰려 떨어진다는 소문이 돌았습니다. 보험회사에서 일하던 R. D. 클라크(R. D. Clarke)가 이 말을 확인해 보기로 했고, 1946년에 그 결과를 발표했습니다.
(1) 지도를 칸으로 나눈다
남런던 144제곱킬로미터를 0.25제곱킬로미터짜리 576칸으로 나누고, 그 안에 떨어진 폭탄 537발을 칸마다 세었습니다. 한 칸의 평균은 약 0.93발입니다.
(2) 실제와 예측을 견준다
폭탄이 한 발도 없던 칸은 229칸으로 예측 226.7칸과 거의 같았습니다. 한 발은 211칸으로 예측 211.4칸, 두 발은 93칸으로 예측 98.5칸이었습니다. 세 발은 35칸으로 예측 30.6칸, 네 발은 7칸으로 예측 7.1칸이었고, 다섯 발 이상은 1칸으로 예측 1.6칸이었습니다.
(3) 몰림은 없었다
폭탄이 한곳에 몰렸다면 아예 없는 칸과 많이 맞은 칸이 예측보다 늘어났을 것입니다. 실제 결과는 예측과 매우 가까워서, 이 구역의 폭탄은 서로 영향을 주지 않고 무작위로 떨어진 것에 가깝다고 결론지었습니다.
푸아송 분포가 쓰이는 곳은 이 밖에도 많습니다. 콜센터의 통화, 방사성 물질의 붕괴, 웹 서버의 접속, 보험금 청구, 스튜던트라는 필명으로 유명한 윌리엄 고셋(William Gosset)이 세던 맥주 효모 세포의 수가 그 예입니다.
푸아송 분포가 맞지 않을 때

모든 횟수 자료가 푸아송 분포를 따르는 것은 아닙니다. 앞의 세 조건이 깨지는 순간 계산은 어긋나기 시작합니다.
(1) 비율이 시간에 따라 달라진다
학생회관에 오는 학생은 수업 시간에는 드물고 쉬는 시간에 몰립니다. 발생 비율이 일정하지 않으면 한 개의 평균으로는 설명할 수 없습니다.
(2) 사건이 서로 이어진다
학생들이 무리를 지어 오거나, 큰 지진 뒤에 비슷한 여진이 잇따르는 경우입니다. 한 사건이 다음 사건의 확률을 바꾸면 독립이라는 조건이 무너집니다.
(3) 0이 나올 수 없거나 너무 많다
적어도 한 번은 반드시 일어나는 사건이나, 아무 일도 없는 구간이 예측보다 훨씬 많은 자료는 따로 손질한 모형을 써야 합니다. 자료의 평균과 분산이 크게 다르다면 먼저 이 조건을 의심해 볼 일입니다.
드문 일이라고 해서 제멋대로인 것은 아니며, 그렇다고 어떤 횟수든 같은 틀에 끼워 맞출 수도 없습니다. 평균 하나로 우연의 모양을 그려 보되 그 틀이 맞는지 되묻는 태도, 그것이 푸아송 분포의 첫걸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