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진 자가 더 얻는다, 마태 효과(Matthew Effect)

팔을 모으면 빨라지는 비밀, 각운동량 보존(Conservation of Angular Momentum)
서울에서 부산까지 컨테이너 하나를 보내야 한다면 대부분은 트럭을 먼저 떠올릴 것입니다. 문 앞에서 실어 문 앞에 내려 주니 편하고 빠르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같은 짐을 기차나 배에 실으면 연료와 탄소 배출을 크게 줄이고, 도로 혼잡과 운전기사 부족 문제까지 덜 수 있습니다. 이렇게 화물을 나르는 수단을 도로에서 철도나 해운으로 바꾸는 일이 바로 ‘모달 시프트(Modal Shift)’입니다.
모달 시프트란 쉽게 말해 ‘트럭 중심으로 이루어지던 화물 운송을 철도나 연안 해운처럼 한 번에 많이 실어 나르는 수단으로 옮기는 것’을 의미합니다. 여기서 ‘모드(Mode)’는 운송 수단을 뜻하며, 우리나라 정책에서는 ‘전환교통’이라는 이름으로 부릅니다. 물류에서는 비용과 속도뿐 아니라 환경과 인력까지 함께 따지는 운송 전략으로 다룹니다.
본 자료에서는 모달 시프트의 개념과 필요한 까닭, 실제로 화물을 옮겨 싣는 방법, 여러 나라의 정책 사례, 그리고 넘어야 할 과제까지 차례로 살펴보겠습니다.
도로에서 철길과 바닷길로 옮겨 가는 화물
모달 시프트란 무엇인가?

모달 시프트는 운송 수단(Mode)을 옮긴다(Shift)는 뜻 그대로, 화물이 이동하는 길을 바꾸는 일입니다. 다만 모든 구간을 기차나 배로 바꾸는 것은 아닙니다. 공장에서 가까운 화물역이나 항구까지는 트럭이 나르고, 수백 킬로미터에 이르는 긴 간선 구간은 철도나 선박이 맡은 뒤, 도착지 근처에서 다시 트럭이 이어받는 방식이 일반적입니다.

(1) 긴 구간은 대량 수송 수단에
철도와 선박은 한 번에 실을 수 있는 양이 트럭과 비교할 수 없을 만큼 많습니다. 일본 국토교통성 자료에 따르면 화물열차 한 편성은 최대 650톤, 곧 10톤 트럭 65대분을 실어 나를 수 있습니다.
(2) 운송 흐름 전체를 다시 짜는 일
수단을 바꾸면 집하 장소와 출발 시각, 포장 단위까지 함께 달라집니다. 그래서 모달 시프트는 운송사 혼자 하는 일이 아니라, 화물을 맡기는 화주와 운송사, 철도·해운 회사가 함께 계획을 세워야 하는 일입니다.
왜 운송 수단을 바꿔야 할까?

모달 시프트가 주목받는 이유는 크게 세 가지로 나눌 수 있습니다.
- 탄소 배출 감소(Emission Reduction): 일본 국토교통성의 2024년도 추산으로 화물 1톤을 1킬로미터 나를 때 영업용 트럭은 이산화탄소를 약 195그램 내보내지만, 선박은 41그램, 철도는 19그램에 그칩니다. 트럭에서 철도로 바꾸면 배출량을 약 90%, 선박으로 바꾸면 약 79% 줄일 수 있다는 계산입니다.
- 운전 인력 부족 대응(Driver Shortage): 일본은 2024년 4월부터 트럭 운전기사의 연간 시간 외 근로를 960시간으로 제한하면서, 화물을 다 나르지 못할 수 있다는 ‘물류 2024년 문제’를 겪고 있습니다. 긴 구간을 기차나 배가 맡으면 기사는 가까운 거점까지만 운전하면 되므로, 며칠씩 걸리던 장거리 운행이 줄어듭니다.
- 사회적 비용 절감(Social Cost Reduction): 도로 위 화물차가 줄면 교통 혼잡과 사고, 대기 오염, 도로 파손처럼 사회 전체가 떠안던 부담도 함께 줄어듭니다.
예전에는 대략 500킬로미터 이상을 달려야 모달 시프트의 이점이 생긴다고 보았지만, 일본에서는 최근 300~400킬로미터 구간에서도 수단을 바꾸는 사례가 늘고 있습니다.
화물을 옮겨 싣는 복합 운송 방식

모달 시프트가 잘 돌아가려면 트럭과 기차, 배 사이에서 짐을 빠르게 넘겨줄 수 있어야 합니다. 이를 위해 여러 복합 운송 방식이 쓰입니다.
(1) 컨테이너만 화차에 싣는 방식
컨테이너만 떼어 철도 평판 화차에 올리는 방식을 COFC(Container on Flat Car)라고 합니다. 짐을 하나하나 꺼내 다시 싣지 않고 상자째 옮기므로 하역 시간이 짧고, 여러 층으로 쌓을 수 있어 가장 널리 쓰입니다.
(2) 트레일러째 올리는 피기백
화물을 실은 트레일러나 트럭을 통째로 화차에 올리는 방식은 등에 업힌다는 뜻에서 피기백(Piggyback)이라고 부르며, TOFC(Trailer on Flat Car)라고도 합니다. 오스트리아처럼 트럭이 경사로를 따라 열차 위로 직접 올라타는 롤링 하이웨이(Rolling Highway)를 운영하는 나라도 있습니다.
(3) 배에 그대로 싣는 로로선
트럭이나 트레일러가 경사로를 지나 배에 직접 들어가고 나오는 선박을 로로선(Roll-on/Roll-off Ship)이라고 합니다. 트레일러만 배에 싣고 기사는 내리는 무인 운송을 하면, 기사가 배를 타고 함께 이동하지 않아도 됩니다.
각국의 정책과 넘어야 할 과제

모달 시프트는 기업의 선택만으로는 늘어나기 어려워 여러 나라가 정책으로 뒷받침합니다.
[사례 1] 우리나라의 전환교통 지원사업
우리나라는 2009년 6월 제정되어 같은 해 12월부터 시행된 「지속가능 교통물류 발전법」을 근거로 2010년 7월 전환교통 지원사업을 시범으로 시작했고, 2011년부터 본사업으로 넓혔습니다. 도로로 나르던 화물을 철도나 연안 해운으로 옮긴 화주와 운송사에 전환 실적에 따라 보조금을 주는 제도입니다. 해양수산부는 2010년부터 2015년까지 연안 해운 전환으로 약 832만 톤의 화물을 옮겨 이산화탄소 약 113만 톤을 줄였다고 밝혔습니다.
[사례 2] 유럽연합과 일본의 움직임
유럽연합(EU)은 2011년 교통 백서에서 300킬로미터가 넘는 도로 화물의 30%를 2030년까지, 50% 이상을 2050년까지 철도나 수상 운송으로 옮기자는 목표를 내놓았습니다. 일본에서는 야마토 운수가 규슈에서 간토로 가는 간선 수송을 트럭 중심에서 철도로 바꾸는 등 기업들도 직접 나서고 있습니다.
넘어야 할 과제
(1) 시간과 유연성의 한계
2010년 무렵 조사에서 수도권과 부산 사이 40피트 컨테이너는 도로로 약 6시간이면 닿았지만, 철도는 약 18시간, 연안 해운은 약 48시간이 걸렸습니다. 역이나 항구에서 옮겨 싣는 과정이 더해지고, 적은 양을 자주 보내는 화물에는 맞추기 어렵습니다.
(2) 재해와 기반 시설 문제
철도가 폭우나 태풍으로 멈추면 대신 실어 나를 수단을 찾기 어렵고, 화물역과 항만에 하역 시설도 충분히 갖춰져 있어야 합니다. 그래서 보조금만큼이나 거점 시설과 하역 장비를 마련하는 일이 중요합니다.
모달 시프트는 화물을 더 빨리 보내는 기술이라기보다, 거리와 물량에 맞는 운송 수단을 골라 전체 흐름을 더 가볍게 만드는 전략입니다. 트럭은 짧고 촘촘한 구간을, 기차와 배는 길고 묵직한 구간을 맡을 때 비용과 환경, 사람의 부담이 함께 줄어듭니다.
각 운송 수단에 가장 잘하는 구간을 맡기는 것, 그것이 지속 가능한 물류의 첫걸음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