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하루 중 가장 아름다운 빛, 매직 아워(Magic Hour)

영리한 코드는 고치기 어렵다, 커니핸의 법칙(Kernighan’s Law)
누군가 단톡방에 “이 음식을 먹으면 바로 병이 낫는다더라” 같은 글을 올리는 데는 몇 초면 충분합니다. 그런데 이 말이 사실이 아니라는 것을 보여 주려면 논문을 찾고, 전문가의 설명을 확인하고, 읽기 쉽게 정리하는 데 몇 시간이 걸리기도 합니다. 그사이 처음 글은 이미 여러 방으로 퍼져 나갑니다.
이처럼 잘못된 주장을 반박하는 데 드는 노력이 그 주장을 만들어 내는 노력보다 훨씬 크다는 경험칙을 ‘브랜돌리니의 법칙(Brandolini’s Law)’이라고 합니다. ‘헛소리 비대칭 원리(Bullshit Asymmetry Principle)’라는 다소 거친 이름으로도 불리며, 쉽게 말해 ‘거짓은 만들기 쉽고 바로잡기는 어렵다’는 뜻입니다.
본 자료에서는 브랜돌리니의 법칙이 생겨난 배경부터 반박이 유독 힘든 이유, 오래전부터 이어져 온 비슷한 통찰과 사례, 그리고 이 비대칭 속에서 정보를 지혜롭게 다루는 방법까지 차례로 살펴보겠습니다.

반박은 열 배 더 든다, 브랜돌리니의 법칙
브랜돌리니의 법칙이 생겨난 배경

이 법칙은 이탈리아의 프로그래머 알베르토 브랜돌리니(Alberto Brandolini)가 2013년 1월 트위터에 올린 한 문장에서 시작되었습니다. 그는 “헛소리를 반박하는 데 필요한 에너지는 그것을 만들어 내는 데 필요한 에너지보다 한 자릿수 더 크다”라고 적었습니다. 한 자릿수가 더 크다는 것은 대략 열 배쯤 차이가 난다는 뜻입니다.
브랜돌리니는 훗날 이 문장을 떠올린 계기를 직접 밝혔습니다. 대니얼 카너먼(Daniel Kahneman)의 『생각에 관한 생각(Thinking, Fast and Slow)』을 읽은 직후, 실비오 베를루스코니(Silvio Berlusconi) 전 총리와 기자 마르코 트라바리오(Marco Travaglio)가 출연한 이탈리아의 정치 토론 방송을 보았다는 것입니다. 빠르고 직관적인 생각이 얼마나 쉽게 속는지를 다룬 책을 읽고 나니, 토론에서 오가는 말들이 더 선명하게 보였던 셈입니다.
이 문장은 짧고 공감하기 쉬워 인터넷에서 빠르게 퍼졌고, 지금은 과학 소통과 언론, 조직 연구에서도 자주 인용됩니다.
반박이 유독 힘든 이유

같은 주제를 두고도 주장하는 쪽과 바로잡는 쪽이 들이는 수고는 크게 다릅니다.
(1) 확인 없이 만들 수 있는 주장
잘못된 주장은 근거를 찾지 않아도 만들 수 있습니다. 반면 반박하는 사람은 자료를 찾고, 맞는지 다시 확인하고, 다른 사람이 이해할 수 있게 설명해야 합니다.
(2) 한꺼번에 쏟아지는 여러 주장
짧은 영상 하나에 여러 주장이 섞여 있으면 하나하나 따로 확인해야 합니다. 캐나다 라디오캐나다(Radio-Canada)의 허위 정보 전문 기자 제프 예이츠(Jeff Yates)는 코로나19 관련 영상을 검증한 경험을 두고 “그 사람이 영상을 만드는 데는 15분이 걸렸고, 나는 사실 확인에 사흘이 걸렸다”라고 말했습니다.
(3) 먼저 남은 인상
사람은 처음 접한 이야기를 쉽게 놓지 않습니다. 정정 소식을 들은 뒤에도 처음 들은 잘못된 내용이 생각에 계속 영향을 주곤 합니다.
(4) 공동체와 맞서는 부담
잘못된 주장이 내가 속한 모임에서 널리 믿어지고 있다면, 반박은 시간뿐 아니라 주변 사람들과 맞서는 용기까지 요구합니다.
오래전부터 이어져 온 통찰과 사례

이름은 2013년에 붙었지만, 비슷한 깨달음은 훨씬 오래전부터 있었습니다.
- 조너선 스위프트(Jonathan Swift): 1710년 한 글에서 “거짓은 날아가고 진실은 절뚝거리며 뒤따른다”라고 썼습니다.
- 프레데리크 바스티아(Frédéric Bastiat): 1845년, 상대는 몇 마디로 반쪽짜리 진실을 말하지만 그것이 불완전하다는 것을 보여 주려면 길고 지루한 설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습니다.
현대의 대표 사례로는 백신과 자폐증에 관한 오해가 꼽힙니다. 1998년 영국의 앤드루 웨이크필드(Andrew Wakefield)는 홍역·볼거리·풍진(MMR) 백신이 자폐증과 관련 있다는 조작된 논문을 발표했습니다. 이 논문은 철회되었고 그는 의사 면허를 잃었으며, 이후 수많은 연구에서도 그런 관련은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수십 년에 걸친 연구와 교육에도 이 오해는 완전히 사라지지 않았고, 백신을 꺼리는 분위기로 이어져 공중 보건에 큰 피해를 남겼습니다.
비대칭 속에서 정보를 다루는 방법

반박이 어렵다고 해서 손을 놓을 수는 없습니다. 잘못된 정보를 연구해 온 칼 버그스트롬(Carl Bergstrom)과 제빈 웨스트(Jevin West)는 효과적으로 바로잡기 위한 태도를 다음과 같이 정리했습니다.
(1) 정확하게
필요한 정보를 빠짐없이 담고, 사실이 맞는지 두 번 확인합니다.
(2) 너그럽게
내가 잘못 알았을 가능성을 열어 두고, 상대를 악의적이거나 어리석다고 몰아붙이지 않습니다.
(3) 분명하게
무엇을 주장하는지 쉽고 일관되게 말합니다.
(4) 실수는 인정하기
내 설명에서 틀린 부분이 드러나면 솔직하게 바로잡습니다.
일상에서 할 수 있는 일
연구자들은 잘못된 정보에 대해 미리 경고하기, 정정을 한 번에 그치지 않고 반복하기, 그리고 ‘무엇이 틀렸는지’에 더해 ‘실제로는 어떤지’를 대신할 설명으로 함께 들려주기가 도움이 된다고 말합니다. 개인으로서는 퍼 나르기 전에 잠시 멈추고 출처를 확인하는 습관이 가장 손쉬운 방법입니다. 만드는 쪽이 쉬운 만큼, 퍼지는 길목에서 한 번 더 걸러 내는 것이 중요합니다.
브랜돌리니의 법칙은 거짓과 진실 사이에 놓인 불공평한 경주를 보여 줍니다. 그러나 그 경주는 진실을 확인하려는 한 사람 한 사람의 수고로 조금씩 균형을 되찾습니다.
그럴듯한 말일수록 한 번 더 의심하고, 바로잡을 때는 정확하고 너그럽게 말하는 것, 그것이 거짓보다 앞서 걷는 진실의 첫걸음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