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돌아오는 길도 물류다, 역물류(Reverse Logistics)

치료보다 집이 먼저다, 주거 우선(Housing First)
수영장에 들어가면 몸이 한결 가벼워지는 느낌을 받습니다. 수만 톤의 쇠로 만든 배는 바다 위에 둥실 뜨는데, 작은 쇠못 하나는 물에 넣자마자 가라앉습니다. 서로 달라 보이는 이 장면들 뒤에는 같은 규칙이 숨어 있습니다. 그것이 바로 아르키메데스의 원리(Archimedes’ Principle)입니다.
아르키메데스의 원리란 쉽게 말해 ‘유체 속에 잠긴 물체는 자신이 밀어낸 유체의 무게만큼 위로 떠받치는 힘을 받는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이 위쪽으로 향하는 힘을 부력(Buoyancy)이라고 부릅니다. 기원전 3세기 시칠리아 시라쿠사의 수학자 아르키메데스가 『뜨는 물체에 대하여(On Floating Bodies)』에서 정리했으며, 지금도 유체역학의 가장 기본이 되는 원리로 쓰입니다.
본 자료에서는 부력의 정의와 부력이 생기는 까닭부터 뜨고 가라앉는 조건과 쇠로 만든 배가 뜨는 비밀, 그리고 잠수함·열기구·사해처럼 일상과 산업 속 사례까지 차례로 살펴보겠습니다.
밀어낸 만큼 떠오른다, 부력의 원리와 활용
아르키메데스의 원리란 무엇인가?

물이나 공기처럼 흐를 수 있는 물질을 유체라고 합니다. 유체 속에 물체를 넣으면 물체가 차지한 자리만큼 유체가 옆으로 밀려납니다. 아르키메데스의 원리는 이렇게 밀려난 유체의 무게가 곧 물체를 위로 미는 힘의 크기라는 사실을 알려 줍니다. 물체가 전부 잠기든 일부만 잠기든 똑같이 적용됩니다.
- 부력(Buoyant Force): 유체가 잠긴 물체를 위쪽으로 떠받치는 힘입니다.
- 배수량(Displacement): 물체가 밀어낸 유체의 양으로, 배의 크기를 나타낼 때도 이 말을 씁니다.
- 겉보기 무게(Apparent Weight): 유체 속에서 잰 무게로, 실제 무게에서 부력을 뺀 값입니다.
예를 들어 공기 중에서 10뉴턴인 돌이 물속에서 3뉴턴어치의 물을 밀어냈다면, 돌을 매단 줄에 걸리는 힘은 7뉴턴으로 줄어듭니다. 물속에서는 무거운 돌도 들어 올리기 쉬운 까닭이 여기에 있습니다. 목욕탕에서 넘치는 물을 보고 ‘유레카(Eureka)’를 외쳤다는 왕관 일화는 로마의 건축가 비트루비우스가 전한 이야기로, 실제로 어떤 방법을 썼는지는 확실하지 않습니다.
부력은 왜 생길까? 깊이에 따라 달라지는 압력

부력의 뿌리는 압력 차이입니다. 유체 속에서는 깊이 들어갈수록 위에 쌓인 유체의 무게가 늘어나 압력이 커집니다. 그래서 물체의 아랫면은 윗면보다 더 센 힘으로 밀립니다. 옆면에 작용하는 힘은 서로 비기지만, 위아래의 차이는 남아 위쪽으로 미는 힘이 됩니다.
(1) 깊이와 압력
물속에서는 약 10미터 내려갈 때마다 압력이 대략 1기압씩 늘어납니다. 깊이 잠수할수록 귀가 먹먹해지는 것도 이 압력 때문입니다.
(2) 밀도와 잠긴 부피
부력의 크기는 유체의 밀도, 물체가 잠긴 부피, 중력 가속도를 곱한 값과 같습니다. 같은 물체라도 더 많이 잠길수록, 더 무거운 유체에 들어갈수록 부력이 커집니다.
(3) 모양과 무관한 결과
물체의 모양이 아무리 복잡해도 밀어낸 유체의 무게만 알면 부력을 구할 수 있습니다. 복잡한 계산 없이 핵심만 남기는 이 단순함이 원리의 가장 큰 힘입니다.
뜰까 가라앉을까, 쇠로 만든 배가 뜨는 비밀

물속의 물체에는 아래로 무게가, 위로 부력이 작용합니다. 부력이 무게보다 크면 떠오르고, 작으면 가라앉으며, 같으면 그 자리에 머뭅니다. 결국 물체의 평균 밀도가 유체보다 작은지 큰지가 승부를 가릅니다.
쇠는 물보다 밀도가 8배 가까이 높아서 쇳덩이는 그대로 가라앉습니다. 하지만 같은 쇠를 넓고 오목한 그릇 모양으로 펴면 사정이 달라집니다. 속이 빈 선체는 훨씬 많은 물을 밀어내므로, 배의 무게와 같은 무게의 물을 밀어낼 때까지만 잠기고 더는 가라앉지 않습니다. 이를 흔히 부양의 원리(Principle of Flotation)라고 부릅니다.
바닷물은 민물보다 밀도가 높아 같은 배도 바다에서 조금 더 떠오릅니다. 그래서 선박 옆면에는 물의 종류와 계절에 따라 어디까지 잠겨도 되는지 알려 주는 만재흘수선 표시가 그려져 있습니다. 얼음은 물보다 밀도가 10% 가까이 낮아 물 위에 뜨지만, 부피의 약 90%는 물속에 잠깁니다. ‘빙산의 일각’이라는 말이 바로 여기에서 나왔습니다.
일상과 산업 속 아르키메데스의 원리

부력은 물에서만 통하는 이야기가 아닙니다. 공기 역시 유체이므로, 밀도를 조절할 수 있는 장치라면 어디서든 이 원리를 활용할 수 있습니다.
- 잠수함(Submarine): 밸러스트 탱크에 바닷물을 채우면 무거워져 잠수하고, 압축 공기로 물을 밀어내면 다시 떠오릅니다.
- 물고기의 부레(Swim Bladder): 많은 경골어류는 부레 속 기체의 양을 조절해 힘을 덜 들이고 원하는 깊이에 머뭅니다.
- 열기구(Hot Air Balloon): 데운 공기는 바깥 공기보다 밀도가 낮아, 기구가 밀어낸 찬 공기의 무게만큼 위로 떠오릅니다.
- 사해 부유(Dead Sea Floating): 염분이 매우 높아 물의 밀도가 큰 사해에서는 사람이 힘들이지 않고 몸을 띄울 수 있습니다.
- 비중계(Hydrometer): 액체에 띄운 막대가 얼마나 잠기는지를 보고 바닷물이나 발효액의 밀도를 잽니다.
다만 이 원리는 유체가 물체를 고르게 감싸고 있을 때를 전제로 합니다. 물체가 바닥에 빈틈없이 붙어 아래로 물이 스며들지 못하면 아랫면을 밀어 올리는 압력이 사라져 결과가 달라집니다. 원리를 쓸 때는 이런 조건까지 함께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아르키메데스의 원리는 유체 속 물체가 자신이 밀어낸 유체의 무게만큼 부력을 받는다는 원리입니다. 깊이에 따른 압력 차이에서 생기는 이 힘을 물체의 무게와 견주면, 무엇이 뜨고 무엇이 가라앉는지 설명할 수 있습니다. 거대한 배와 잠수함, 열기구와 비중계까지 모두 같은 원리 위에서 움직입니다.
욕조에 몸을 담글 때 차오르는 물을 보며 내가 밀어낸 물의 무게를 떠올려 보는 것, 그것이 유체역학 탐구의 첫걸음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