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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다리기 시합에서 한 사람이 혼자 줄을 당길 때와 여덟 명이 함께 당길 때, 한 사람 한 사람이 내는 힘은 똑같을까요? 대부분은 함께할수록 더 힘이 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실제로 힘을 재어 보면 사람이 늘어날수록 한 사람이 내는 힘은 오히려 줄어듭니다. 이 현상이 바로 ‘링겔만 효과(Ringelmann Effect)’입니다.
링겔만 효과란 쉽게 말해 ‘집단에 참여하는 사람이 많아질수록 구성원 한 명이 내는 성과가 점점 줄어드는 현상’을 의미합니다. 사람을 더 모으면 전체 힘은 커질 수 있지만, 늘어난 사람 수만큼 커지지는 않습니다. 회의, 조별 과제, 대규모 프로젝트처럼 여럿이 함께 일하는 곳이라면 어디서나 나타날 수 있는 현상입니다.
본 자료에서는 링겔만 효과가 처음 발견된 실험부터 성과가 줄어드는 두 가지 원인, 직장과 일상에서 나타나는 사례, 그리고 이를 줄이는 조직 운영 방법까지 차례로 살펴보겠습니다.
링겔만 효과의 원리와 극복 전략
링겔만 효과란 무엇인가?

이 현상은 프랑스의 농업공학자 막시밀리앵 링겔만(Maximilien Ringelmann)의 이름에서 비롯되었습니다. 링겔만은 사람과 가축, 기계가 농사일에서 얼마나 효율적으로 힘을 쓰는지 연구했습니다. 그는 1880년대에 사람들에게 밧줄로 짐을 끌게 하며 힘을 측정했고, 이 결과를 1913년 논문으로 발표했습니다.
결과는 예상과 달랐습니다. 혼자 당길 때 한 사람은 평균 약 85kg의 힘을 냈지만, 일곱 명이 함께 당기자 한 사람이 낸 힘은 약 65kg으로 줄었고, 열네 명일 때는 약 61kg까지 떨어졌습니다. 사람이 늘어날수록 전체 힘은 커졌지만, 머릿수만큼 늘지는 않았던 것입니다. 이처럼 집단의 크기와 구성원 한 명의 기여도가 반대로 움직인다는 사실이 링겔만 효과의 핵심입니다.
성과를 깎아 먹는 두 가지 원인

집단의 성과가 줄어드는 원인은 크게 두 가지로 설명됩니다. 링겔만 자신은 주로 첫 번째 원인에 주목했지만, 두 번째 원인도 알고 있었습니다.
(1) 조정 손실
여러 사람이 힘을 모으려면 박자와 방향이 맞아야 합니다. 줄을 당기는 순간이 조금씩 어긋나거나 서로 다른 방향으로 힘을 주면, 각자 최선을 다해도 힘이 고스란히 더해지지 않습니다. 실력이 뛰어난 선수들만 모은 팀이 손발이 맞지 않아 경기에서 지는 것도 같은 이치입니다.
(2) 동기 손실
더 큰 원인은 마음에 있습니다. 사람들은 여럿이 함께 일할 때 ‘내가 조금 덜 해도 다른 사람이 채워 주겠지’라고 생각하며 저도 모르게 힘을 덜 씁니다. 1974년 앨런 잉엄(Alan Ingham) 연구진은 진짜 참가자 한 명만 줄을 당기고 나머지는 당기는 시늉만 하는 가짜 집단으로 실험을 다시 했습니다. 서로 박자를 맞출 필요가 없었는데도 함께 당긴다고 믿은 참가자는 힘을 덜 냈습니다. 조정 문제가 없어도 성과가 줄어든다는 사실이 드러난 것입니다.

1979년 비브 라타네(Bibb Latané) 연구진은 이렇게 집단 속에서 개인이 노력을 줄이는 현상에 사회적 태만(Social Loafing)이라는 이름을 붙였습니다. 눈을 가리고 헤드폰을 쓴 대학생들에게 소리를 지르게 하자, 한 명과 함께 지른다고 믿을 때는 혼자일 때의 82%, 다섯 명과 함께라고 믿을 때는 74% 정도의 힘만 냈습니다.
일상과 직장에서 만나는 링겔만 효과

링겔만 효과는 밧줄 실험실을 벗어나 우리 주변 곳곳에서 나타납니다.
- 조별 과제(Group Project): 네다섯 명이 함께하는 과제에서 몇 사람만 일하고 나머지는 이름만 올리는 일이 흔히 생깁니다.
- 대규모 회의(Large Meeting): 참석자가 많을수록 ‘누군가 의견을 내겠지’ 하며 입을 다무는 사람이 늘어 회의가 길어지고 결론은 흐려집니다.
- 공동 책임 업무(Shared Responsibility): 담당자가 여럿으로 정해진 업무는 모두의 일이 되는 순간 누구의 일도 아니게 되어 처리가 늦어지기 쉽습니다.
- 온라인 커뮤니티(Online Community): 많은 회원이 글을 읽기만 하고 직접 쓰지는 않아, 소수의 적극적인 회원이 대부분의 글을 채웁니다.
여기에 남이 게으름을 피우는 것 같으면 혼자만 손해 보기 싫어 나도 힘을 빼는 마음이 더해지면, 집단 전체의 노력은 한층 더 줄어듭니다.
링겔만 효과를 줄이는 조직 운영법

링겔만 효과는 사람이 게을러서라기보다 일하는 구조에서 생기는 현상입니다. 그래서 구조를 바꾸면 줄일 수 있습니다.
(1) 개인의 기여가 보이게 하기
각자 맡은 몫과 결과가 드러나면 사람들은 더 노력합니다. 팀 전체의 성과만 보지 말고, 구성원 한 명 한 명의 기여도 함께 살피고 동료 평가를 곁들이면 숨을 곳이 줄어듭니다.
(2) 팀을 작게 나누기
구성원이 적을수록 한 사람의 몫이 커지고 빈자리도 쉽게 드러납니다. 아마존(Amazon)의 제프 베이조스(Jeff Bezos)가 피자 두 판으로 식사를 마칠 수 있는 정도로 팀을 작게 꾸리자고 한 ‘피자 두 판 규칙(Two-Pizza Rule)’도 같은 생각에서 나왔습니다.
(3) 역할과 목표를 분명히 하기
‘모두 함께 잘해 보자’보다 ‘이 부분은 누가 언제까지 맡는다’가 훨씬 힘이 셉니다. 분명하고 도전적인 목표는 구성원이 일에 더 깊이 몰입하게 만듭니다.
(4) 일의 의미 나누기
자신의 역할이 팀에 꼭 필요하고 가치 있다고 느끼는 사람은 집단 속에서도 힘을 아끼지 않습니다. 서로를 잘 알고 아끼는 팀일수록 사회적 태만이 적게 나타난다는 연구 결과도 있습니다.
링겔만 효과는 사람이 많다고 해서 힘이 그만큼 커지지는 않는다는 사실을 보여 줍니다. 좋은 팀은 사람을 많이 모은 팀이 아니라, 한 사람 한 사람의 몫이 분명하고 그 노력이 제대로 보이는 팀입니다.
인원을 늘리기 전에 각자의 역할이 분명한지 먼저 살펴보는 것, 그것이 함께 일해서 더 큰 힘을 내는 조직의 첫걸음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