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트럭 여러 대의 가장 좋은 길, 차량 경로 문제(Vehicle Routing Problem)

바꾸기는 쉽게, 삶은 든든하게, 유연안정성(Flexicurity)
가스레인지 점화 손잡이를 돌리면 ‘딱’ 소리와 함께 작은 불꽃이 튑니다. 건전지도 콘센트도 없는 곳에서, 손가락으로 버튼을 누르는 힘만으로 불꽃이 생기는 것입니다. 이 작은 장치 안에서는 대체 무슨 일이 일어나는 걸까요?
그 비밀은 특별한 결정 조각에 있습니다. 어떤 고체는 눌리거나 늘어나는 순간 표면에 전기가 쌓이는데, 이 현상을 ‘압전 효과(Piezoelectric Effect)’라고 합니다. 힘이 전기로, 전기가 다시 힘으로 바뀌는 길이 한 물질 안에 함께 들어 있다는 점이 이 현상의 핵심입니다.
본 자료에서는 압전 효과가 생기는 원리와 이름에 담긴 뜻, 전기를 넣으면 몸이 변하는 반대 방향의 효과, 그리고 점화기와 시계, 소나, 초음파 같은 활용까지 차례로 살펴보겠습니다.
힘과 전기를 맞바꾸는 결정의 원리
눌리면 전기가 쌓이는 결정

압전 효과는 모든 물질에서 눈에 띄게 나타나지는 않고, 결정을 이루는 알갱이의 배열이 특별한 물질에서 두드러집니다.
(1) 전하가 한쪽으로 쏠리는 과정
결정 안에는 플러스와 마이너스 전기를 띤 알갱이가 규칙적으로 늘어서 있습니다. 결정이 눌려 모양이 찌그러지면 플러스와 마이너스의 중심이 조금씩 어긋나고, 그 결과 결정의 마주 보는 두 면에 서로 반대 전기가 모입니다.
(2) 대칭이 없어야 하는 조건
결정이 위아래나 좌우로 완전히 대칭이면 찌그러져도 전기의 쏠림이 서로 지워집니다. 그래서 압전 효과는 중심 대칭이 없는 결정에서만 나타납니다. 석영이 대표적이고, 설탕이나 뼈 같은 생물 재료에서도 약하게 나타난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3) 이름에 담긴 뜻
압전은 고대 그리스어로 ‘누르다’를 뜻하는 말과 ‘호박(琥珀)’을 뜻하는 말에서 왔습니다. 호박은 문지르면 정전기가 생기는 보석이라 전기의 상징처럼 쓰였고, ‘눌러서 생기는 전기’라는 이름은 1881년 독일의 빌헬름 헝켈이 붙였습니다.
거꾸로도 통하는 길

압전 효과는 한 방향으로만 일어나지 않습니다. 눌러서 전기를 얻는 길이 있다면, 전기를 넣어서 몸을 바꾸는 길도 있습니다.
(1) 정압전 효과와 역압전 효과
힘을 가해 전기를 얻는 것을 정압전 효과, 전기장을 걸어 결정을 변형시키는 것을 역압전 효과라고 합니다. 두 효과는 한 물질에 함께 들어 있으며, 쓰임새에 따라 한쪽을 골라 활용합니다.

(2) 퀴리 형제의 발견
1880년 프랑스의 피에르 퀴리와 자크 퀴리 형제가 전기석, 석영, 로셸염 같은 결정에서 정압전 효과를 처음 입증했습니다. 이듬해 가브리엘 리프만이 열역학 원리로 반대 방향의 효과가 있어야 한다고 이론으로 짚었고, 퀴리 형제가 곧바로 실험으로 확인했습니다.
(3) 아주 작은 변화
압전 세라믹의 하나인 지르콘산 타이타늄산 납(PZT)은 크기가 0.1퍼센트도 안 되게 아주 조금만 변해도 측정할 만한 전기가 나옵니다. 거꾸로 전기를 걸었을 때 변하는 크기도 많아야 0.1퍼센트 안팎으로 아주 작지만, 오히려 그 덕분에 아주 미세한 움직임을 정밀하게 다룰 수 있습니다.
일상 속에 숨은 압전 소자

압전 소자는 생각보다 가까운 곳에서 쓰이고 있습니다. 눌리는 힘을 전기로 바꾸는 쪽과, 전기로 떨림을 만들어 내는 쪽으로 나누어 보면 이해하기 쉽습니다.
- 점화기(Igniter): 버튼을 누르면 용수철이 달린 작은 망치가 압전 결정을 때리고, 순간적으로 생긴 높은 전압이 좁은 틈에서 불꽃을 튀겨 가스를 태웁니다.
- 석영 시계(Quartz Clock): 석영 조각에 전압을 걸면 결정 모양에 따라 정해진 빠르기로 일정하게 떨리고, 이 규칙적인 떨림이 시간을 세는 신호가 됩니다. 손목시계에는 보통 초당 32,768번 떠는 석영이 쓰입니다.
- 마이크와 픽업(Microphone and Pickup): 소리의 떨림이 압전 소자를 누르면 그 세기에 맞춰 전기 신호가 만들어져, 전기 기타의 픽업이나 접촉식 마이크에 쓰입니다.
- 잉크젯 프린터(Inkjet Printer): 일부 프린터는 압전 소자에 전기를 걸어 변형시킨 힘으로 잉크를 아주 작은 방울로 밀어냅니다.
소나에서 현미경까지 넓어진 쓰임

압전 효과는 오랫동안 실험실 안의 신기한 현상이었지만, 첫 실용품이 나온 뒤로 활용 범위가 빠르게 넓어졌습니다.
(1) 최초의 실용화, 소나
제1차 세계대전 중이던 1917년 프랑스의 폴 랑주뱅과 동료들이 얇은 석영 조각을 강철판 사이에 붙인 장치로 초음파를 쏘아 잠수함을 찾아냈습니다. 소리가 되돌아오는 시간으로 거리를 재는 소나가 압전 효과의 첫 실용화였습니다.
(2) 더 강한 재료의 등장
제2차 세계대전 무렵 미국, 소련, 일본의 연구진이 강유전체라는 합성 재료를 발견했습니다. 압전 효과가 천연 결정보다 수십 배나 큰 티탄산 바륨과 PZT 같은 세라믹이 이후 널리 퍼졌고, 지금도 의료용 초음파 진단 장치의 탐촉자 대부분이 압전 소자를 씁니다.
(3) 원자를 읽는 손끝
원자 하나하나를 보는 주사 탐침 현미경에서는 역압전 효과를 이용합니다. 전압을 아주 조금 바꾸어 탐침을 마이크로미터보다 작은 정밀도로 움직이기 때문입니다.
(4) 아직 풀리지 않은 과제
걸을 때의 발걸음으로 전기를 모으려는 시도도 있었지만, 미국 방위고등연구계획국의 군화 속 발전 연구는 신는 사람에게 부담이 커서 접었습니다. 사람의 움직임이나 기계의 진동으로 작은 센서를 돌릴 전기를 모으는 연구는 지금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압전 효과는 힘과 전기가 한 결정 안에서 서로 오가는 현상입니다. 점화기의 불꽃과 시계의 일정한 떨림, 배 아래로 쏘는 초음파가 모두 같은 원리에서 나왔다는 점이 흥미롭습니다.
눌리는 힘과 전기가 서로를 만들어 낸다는 것을 아는 것, 그것이 압전 효과 이해의 첫걸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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