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성수기와 비수기는 왜 생길까, 관광의 계절성(Tourism Seasonality)
한 교사가 단원 하나를 위해 재미있는 활동을 가득 준비했습니다. 아이들은 신나게 참여했지만, 수업이 끝난 뒤 “그래서 오늘 무엇을 배웠지?”라고 물으면 선뜻 대답이 나오지 않습니다. 반대로 진도를 빠짐없이 나갔는데도 시험이 끝나자마자 모두 잊히는 수업도 있습니다. 겉모습은 전혀 달라 보이는 이 두 장면의 해법으로 제시된 설계 방식이 바로 백워드 설계입니다.
백워드 설계(Backward Design)란 쉽게 말해 수업 활동이 아니라 도착점에서 출발해 거꾸로 거슬러 올라가며 수업을 짜는 방식을 의미합니다. 미국의 교육학자 그랜트 위긴스(Grant Wiggins)와 제이 맥타이(Jay McTighe)가 ‘이해중심 교육과정(Understanding by Design, UbD)’이라는 틀로 정리해 널리 알려졌습니다.
본 자료에서는 백워드 설계가 기존 방식과 무엇이 다른지부터 세 단계의 설계 순서, 이해를 확인하는 여섯 가지 기준, 그리고 수업 계획을 돕는 점검표와 한계까지 차례로 정리합니다.
목적지에서 거꾸로 짜는 수업 설계
백워드 설계는 무엇이 다른가?

많은 수업은 교재를 펼치고 활동을 고른 뒤 마지막에 시험을 내는 순서로 만들어집니다. 위긴스와 맥타이는 이런 순서가 흔히 두 가지 잘못으로 이어진다고 보고 이를 ‘쌍둥이 잘못(twin sins)’이라 불렀습니다.
(1) 활동 위주 수업
손으로 하는 활동은 많지만 그 활동이 어떤 핵심 개념으로 이어지는지 분명하지 않은 수업입니다. 몸은 바쁜데 머리는 쉬는 경우가 생깁니다.
(2) 진도 위주 수업
교과서를 끝까지 훑는 것이 목표가 되어 무엇이 중요한지 가려내지 못한 수업입니다. 많이 다루었지만 오래 남는 것이 적습니다.
백워드 설계는 이 둘을 막기 위해 설계 순서를 뒤집습니다. 활동과 교재를 먼저 고르지 않고, 학습이 끝났을 때 학생이 무엇을 이해하고 해낼 수 있어야 하는지를 먼저 정한 다음 그 증거를 확인할 방법과 수업 활동을 차례로 고릅니다. 목표에서 출발하는 교육과정 설계의 생각은 1949년 랄프 타일러(Ralph Tyler)의 저서에서도 볼 수 있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세 단계로 짜는 설계 순서

백워드 설계는 모두 세 단계로 이루어집니다. 세 단계가 서로 어긋나지 않게 맞물리는 것을 정렬(alignment)이라 하며, 1단계에서 정한 내용이 2단계에서 평가되고 3단계에서 가르쳐져야 합니다.
(1) 1단계: 바라는 결과 확인하기
학생이 무엇을 알고, 이해하고, 할 수 있어야 하는지 정합니다. 가르칠 내용은 늘 시간보다 많으므로 무엇이 가장 중요한지 우선순위를 고르는 단계입니다.
(2) 2단계: 받아들일 증거 정하기
목표를 이루었다는 것을 무엇으로 알 수 있을지 먼저 생각합니다. 평가자의 눈으로 수업을 보라는 뜻이며, 수행과제와 퀴즈, 관찰 같은 증거를 마련합니다.
(3) 3단계: 학습 경험과 수업 계획하기
앞의 두 단계가 정해진 뒤에야 어떤 활동과 설명, 연습이 필요한지 고릅니다. 활동이 목표에 기여하는지가 선택의 기준이 됩니다.

- 영속적 이해(Enduring Understanding): 시간이 지나도 남아야 하는 핵심 생각으로, 단원이 끝난 뒤에도 학생이 붙들고 있기를 바라는 큰 개념입니다.
- 본질적 질문(Essential Question): 토론과 탐구를 이끌어 내는 열린 질문으로, 정답 하나로 끝나지 않고 생각을 계속 이어 가게 합니다.
다만 세 단계는 한 번 정하면 끝나는 직선이 아닙니다. 3단계를 구상하다가 1단계의 목표를 다시 다듬는 일도 흔합니다.
이해했다는 증거, 여섯 가지 얼굴

2단계에서 가장 중요한 질문은 ‘이해했다는 것을 어떻게 알까?’입니다. 위긴스와 맥타이는 이해를 단순한 암기와 구분하고, 학생이 배운 것을 새롭고 실제적인 상황에서 스스로 풀어낼 때 이해가 드러난다고 보았습니다. 그래서 이해의 여섯 측면(Six Facets of Understanding)을 평가의 길잡이로 제시했습니다.
- 설명(Explanation): 개념과 원리를 자기 말로 풀어내고 근거를 들어 보여 줍니다.
- 해석(Interpretation): 자료나 경험의 의미를 이야기와 비유, 모형으로 풀이합니다.
- 적용(Application): 아는 것을 새롭고 복잡한 상황에 맞게 바꾸어 씁니다.
- 관점(Perspective): 전체 그림을 보면서 서로 다른 시각을 알아봅니다.
- 공감(Empathy): 다른 사람의 처지에서 느끼고 생각해 봅니다.
- 자기 지식(Self-Knowledge): 자신이 무엇을 알고 모르는지 돌아보고 학습 습관을 살핍니다.
여섯 측면은 위아래 순서가 있는 계단이 아니라 나란히 놓인 기준입니다. 예컨대 ‘사계절이 생기는 이유’ 단원이라면 지구본으로 직접 설명해 보게 하고, 낯선 행성의 계절을 예측하게 하는 과제로 이해의 깊이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수업 계획을 돕는 점검표와 한계

3단계에서는 위긴스와 맥타이가 만든 점검표 WHERETO가 도움이 됩니다. 일곱 글자는 각각 학습의 방향과 이유 알리기(Where), 흥미 끌어내기(Hook), 경험과 연습 주기(Explore, Equip), 돌아보고 고쳐 생각하기(Rethink), 스스로 평가하기(Evaluate), 학생에 맞게 조정하기(Tailor), 순서 있게 짜기(Organize)를 일깨웁니다.
(1) 장점
수업의 목적이 분명해지고 평가와 활동이 한 방향을 향합니다. 학생도 지금 무엇을 왜 배우는지 알게 되어 배움이 더 오래 남기 쉽습니다.
(2) 한계
설계에 시간이 많이 들고, 목표를 정하는 데 서툴면 형식만 남을 수 있습니다. 또한 정해진 레시피가 아니라 사고의 틀이라서, 학생의 질문과 현장 상황에 맞춘 유연한 운영이 함께 필요합니다.
백워드 설계는 가르치는 일의 무게중심을 ‘무엇을 했는가’에서 ‘무엇이 남았는가’로 옮깁니다. 수업을 시작하기 전에 학생이 도착할 곳을 먼저 그려 보는 일, 그것이 백워드 설계의 첫걸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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