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에 남자가 너무 많아서
카테고리: 국내도서>소설/시/희곡>한국소설>2000년대 이후 한국소설
저자: 민지형, 정재윤, 임소라, 미역의효능, 류시은, 들개이빨 (지은이)
페이지 수: 280p
출판사: 라우더북스
출판일: 2025-06-18
가격: 17100원
평점: ★★★★★ (10.0)
인기 순위: 만화 주간 48위
ISBN13: 9791199244313
소개
한국의 여성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 “아, 한국에 남자가 너무 많다”는 말을 한숨처럼 내뱉어본 적 있을 것이다. 『한국에 남자가 너무 많아서』는 지금, 여기 한국 사회를 살아가는 여성들의 현실을 여섯 명의 여성 창작자가 각자의 시선으로 날카롭게 해부해낸 책이다.
목차
민지형 - 어느 놈을 죽일까요 알아맞혀 보세요
정재윤 - BUBBLE POP!
임소라 - 순수 러브 캠프
미역의효능 - 미역 생태 보고서
류시은 - 최초의 직원
들개이빨 - 남자 패는 만화
책 소개
실질적 성비와 사회적 성비 모두 기울어진 한국 사회를 함께 살아내고 있는 6인의 여성 창작자들이 ‘한국에 남자가 너무 많다’는 젠더 현실의 균열을 주제로 여섯 개의 이야기를 선보인다. 소설가 민지형‧임소라‧류시은, 만화가 정재윤‧미역의효능‧들개이빨. 소설과 만화 각각의 영역에서 독자들의 뜨거운 사랑을 받으며 탄탄한 팬층을 확보하고 있는 여섯 명의 작가들이 한자리에 모인 것이다.
작가들은 각자의 방식으로 젠더 불균형의 구체적 양상들을 포착하고, 그 속에서 여성들이 느끼는 답답함과 분노, 그리고 연대의 가능성을 탐색한다. 통계와 현실이 만나는 지점에서 예술이 할 수 있는 역할, 즉 개인의 경험을 사회적 맥락으로 확장하고 공감과 성찰의 계기를 마련하는 것이다.
출판사 제공 책 소개
“한국에 남자가 너무 많은 것은 통계적 사실이자, 문화적 감각이다”
여섯 명의 여성 창작자가 던지는 가장 솔직하고 통쾌한 ‘지금, 여기’의 목소리
실질적 성비와 사회적 성비 모두 기울어진 한국 사회를 함께 살아내고 있는 6인의 여성 창작자들이 ‘한국에 남자가 너무 많다’는 젠더 현실의 균열을 주제로 여섯 개의 이야기를 선보인다. 소설가 민지형‧임소라‧류시은, 만화가 정재윤‧미역의효능‧들개이빨. 소설과 만화 각각의 영역에서 독자들의 뜨거운 사랑을 받으며 탄탄한 팬층을 확보하고 있는 여섯 명의 작가들이 한자리에 모인 것이다.
이 책을 기획한 민지형 작가는 2024년의 어느날, 여느 때와 같이 친구와 함께 “남자가 여자를 때렸거나, 죽였거나, 성폭행했거나, 디지털 기술로 능욕했거나, 차별했거나, 부당하게 대우”한 이야기들을 나눴다. 지겹지만 매번 새롭게 쏟아지는 뉴스들을 이야기하던 중 친구가 탄식하듯 말한다. “한국에 남자가 너무 많다.”
민지형 작가는 그 순간 “이 사회에서 여성으로 살면서 줄곧 느껴온 위화감이 단 한 문장으로 정리되는 희열”을 느꼈다고 고백한다. 이 시대를 살아가는 한국 여성이라면 한번쯤 끔찍한 범죄 소식으로 가득한 뉴스를 보다가, 예능이나 영화를 보던 중에, 혹은 지하철에서, 회사에서, 회식 자리에서 ‘아… 한국에 남자가 너무 많다’는 말을 한숨처럼 내뱉어봤을지도 모른다. 이 책은 바로 그런 여성들에게 보내는 가장 통쾌한 연대의 메시지가 될 것이다.
소설과 만화로 그려낸 한국 사회 젠더 현실의 가장 날카로운 초상
당신도 한번쯤 한숨처럼 내뱉었을 그 말에서 시작된 여섯 개의 이야기
통계청이 실시한 인구주택총조사 결과에 따르면 2023년 11월 1일 기준 한국의 총인구는 5177만 명이고, 여자 100명당 남자의 수는 100.1이다. 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사회 곳곳에서 체감되는 ‘문화적 성비’의 기울어짐이다. 한국 사회의 성비 불균형은 단순히 출생 성비의 통계적 문제를 넘어선다.
가장 최근에 치러진 제21대 대통령 선거부터 짚어보자. 올해 대통령 선거 후보는 100%는 남자였다. BBC코리아 보도에 따르면 17대 대선 이후 18년 만에 처음으로 여성 후보자가 한 명도 없는 대선을 치렀다. 제22대 국회의원의 80%는 남자이며 2024년 기준 한국의 100대 기업 CEO의 96%가 남자다. TV 예능 고정 출연자의 85.5%가 남자고 시사프로그램 진행자 75%가 남자이며 디지털 성범죄 가해자의 94%가, 데이트 폭력 가해자 95%가 역시 남자다.
이러한 통계적 현실과 일상적 경험들이 결합되어 여성들은 ‘한국에 남자가 너무 많다’는 체감을 일상적 감각으로 느끼고 있다. 이는 단순히 인구수의 문제가 아니라, 사회적 발언권과 영향력의 분배 문제다. 여성들이 안전하고 평등하게 활동할 수 있는 공간의 부족, 여성의 관점이 반영되지 않는 정책과 제도, 여성을 대상화하거나 배제하는 문화적 관행들 또한 이러한 감각을 만들어낸다.
이 책은 바로 이런 현실 속에서 살아가는 여성들의 경험과 감정을 문학과 만화라는 형식으로 풀어낸 책이다. 작가들은 각자의 방식으로 젠더 불균형의 구체적 양상들을 포착하고, 그 속에서 여성들이 느끼는 답답함과 분노, 그리고 연대의 가능성을 탐색한다. 통계와 현실이 만나는 지점에서 예술이 할 수 있는 역할, 즉 개인의 경험을 사회적 맥락으로 확장하고 공감과 성찰의 계기를 마련하는 것이다.
라우더북스는 책의 제목이 제목인 만큼, 혹여 이 책을 읽는 것만으로도 위협이 될 수 있다는 우려 가운데 ‘호신용 양면커버’도 제작했다. 누가 책 읽는 사람을 공격할까 싶지만, 여성이 머리카락을 짧게 잘랐다는 사실만으로도 폭행을 당하는 사건이 벌어진 게 불과 얼마 전의 일이다. 라우더북스는 그 불편함을 책의 일부 삼기로 했다. 필요할 때는 뒤집어 씌울 수 있는 양면 재킷 커버로 표지를 제작해 언제 어디서든 안전하게 책을 읽을 수 있도록 했다.
소설 「어느 놈을 죽일까요 알아맞혀 보세요」, 민지형
전작 《나의 미친 페미니스트 여자친구》를 통해 ‘젠더 가치관이 극명하게 다른 남녀의 연애’라는 난해한 미션을 돌파해 나갔던 민지형 작가는, 이번 작품집에서 작은 손톱 속 촘촘한 세상을 그려내는 네일숍 사장님의 거대하고 비밀스러운 사명(?)들을 따라간다. 독자들은 네일아트라는 섬세한 작업의 틈에서 펼쳐지는 거대한 미션의 아이러니를 통해 일상 속 여성들의 숨겨진 연대 의식과 비밀들 사이를 파고든다. ‘여자를 죽게 만든 죽어 마땅한 남자’의 실체에 끊임없는 물음표를 던지며 어떤 ‘결단’을 내려야 하는 ‘사장님’의 미션. 과연 성공할 수 있을까?
만화 「BUBBLE POP!」, 정재윤
“몸은 그저 몸일 뿐”이라는 당연한 명제를 자꾸만 다시 들여다보게 되는 주경. 그가 수영장 동료들과 함께 겪는 충격적인, 그러나 이제는 뉴스거리도 안 되는 어떤 사건. 《재윤의 삶》을 통해 보통의 일상이 가진 복잡성을 여러 겹의 레이어로 펼쳐 보였던 정재윤 작가는 ‘수영장’이라는 경계 안팎을 오가며 여성과 몸, 몸과 시선, 시선과 의식, 의식과 인식을 둘러싼 사고의 버블을 조심스레 터트리며 묻는다. 몸은 정말, 그저 몸일 뿐일까?
소설 「순수 러브 캠프」, 임소라
“아니, 이런 데 신청해서 제 발로 나올 정성이면… 어느 정도 멀쩡해 보이려고, 그런 척이라도 해야 하지 않나?” 지방의 지자체가 주관하는 데이팅 프로그램 ‘순수 러브 캠프’에 참가한, 혹은 참가 당한 남녀의 환장할 조합 속에서 과연 사랑은 꽃피울 수 있는가. 전작 《언제나 양해를 구하는 양해중 씨의 19가지 그림자》에서 평범한 사람들의 일상 속 흔들리는 눈빛들을 쫓아가던 임소라 작가는 이번에도 잔잔한 일상에 허를 찌르는 ‘평범한 빌런’의 그림자를 붙잡아 정면으로 조명한다. ‘순수’라는 이름으로 포장된 프로그램을 통해 속속 드러나는 남성 참가자들의 평범한 듯 평범하지 않은 행태를 보며 이 시대의 ‘사랑’과 ‘결혼’의 실체를 목격하게 될 것이다.
만화 「미역 생태 보고서」, 미역의효능
결코 가볍지 않은 소재들을 애틋하면서도 과감한 톤으로, 단순하면서도 강렬한 선으로 담아내는 만화가 미역의효능. 언제나 인간이 아닌 것을 통해 가장 날것의 인간을 보여주는 그는 ‘완도 미역’과 ‘기장 미역’으로 나뉘어 충돌하고 있는 미역의 세계를 우리 앞에 펼쳐 보인다. 그는 미역이라는 해조류를 의인화하여 한국 사회의 지역감정과 여성혐오를 우화적으로 그려낸다. ‘완도 미역’과 ‘기장 미역’의 대립, ‘계엄치’라는 물고기의 등장은 한국 정치사회의 분열과 권위주의적 남성성을 절묘하게 패러디한다. 생물학적 은유를 통해 사회 구조의 모순을 드러내는 작가의 상상력은 정치적 풍자의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하며, 진부한 사회 비판을 신선한 유머로 전환시킨다.
소설 「최초의 직원」, 류시은
열대우림의 시추 현장에 파견된 최초의 여직원이자 유일한 여직원이 된 미지. 그는 말라리아 예방약의 부작용과 남성 동료들의 시선에 시달리다가, 죽은 친구 유주의 환영을 마주하며 자신이 지금 인지하는 현실에 의구심을 품는다. 유주가 죽었다는 것은 아는데, ‘언제, 어떻게’가 전혀 떠오르지 않고 유주는 자꾸만 알 수 없는 이야기로 혼란을 더한다. 열대우림 시추 현장이라는 극한 상황에서 ‘최초이자 유일한’ 여직원이 경험하는 고립감과 현실 인식의 혼란은 한국 사회 모든 영역에서 ‘최초의 여성’으로 살아가는 이들의 경험을 압축한다. 류시은 작가는 일상의 표면 아래 숨겨진 불안과 균열을 섬세하게 포착하며, 남성 중심 사회에서 ‘최초의 여성’으로 살아가는 고립감과 현실 인식의 혼란을 SF적 상상력으로 그려낸다.
만화 「남자 패는 만화」, 들개이빨
‘한국에 남자가 너무 많아서’라는 주제를 보자마자 작품 속에서 남자를 “죽여야겠”다고 생각한 만화가 유웅. 원고청탁을 받고 어떤 만화를 그려야 할지 고민을 더해가던 유웅은 성별을 바꿔주는 초능력을 갖게 된 페미니스트 엄마의 이야기를 구상하는데, 콘티를 진행할수록 ‘근데, 이게 맞나?’ 하는 의문은 더해지기만 한다. 작가는 만화를 그리는 과정을 메타적으로 다루면서 작품 속 만화가 유웅의 고민을 통해 페미니즘과 창작의 딜레마를 유쾌하고 진지하게 담아낸다. 창작 과정 자체를 소재로 삼으면서 작가는 독자들과 창작의 윤리와 효과에 대한 진솔한 대화를 시도한다. 언제나 그랬듯이, 들개이빨답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