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휴대폰과 독화살 - 역마살로드, 사라져가는 세계의 마지막 기록
카테고리: 국내도서>에세이>한국에세이
저자: 장준호 (지은이)
페이지 수: 336p
출판사: 시월
출판일: 2026-07-30
가격: 18000원
평점: ★★★★★ (10.0)
인기 순위: 여행 주간 2위
ISBN13: 9791191975376
소개
24년 차 PD 장준호가 유튜브 채널 〈역마살로드〉를 통해 세계 곳곳에서 마주한 사람과 문화와 풍경을 기록한 여행 에세이다. 방송국이라는 안정된 울타리를 벗어나 자기 이름으로 세계를 기록하기로 결심한 저자는 세계 곳곳의 다양한 세계를 직접 찾아간다.
목차
머리말 - 사라져 가는 마지막 모습을 기록으로 남기려는 이유
1부. 떠나야만 했던 이유, 역마살로드
(1) 내 이름으로 길 위에 서기로 결심하다
(2) 역마살로드의 시작
2부. 600시간의 사투
- 아마존 오지 부족
(1) 아마존으로 가는 험난한 여정
(2) 문명과 야생이 뒤섞인 나포 강
(3) 아마존 부족과 함께 지낸 10일
(4) 누가 이들의 삶을 위협하는가
(5) 그리고 남은 이야기
3부. 지구 최후의 수렵채집인
- 탄자니아 하드자 부족
(1) 하드자 부족과의 조우
(2) 하드자의 사냥법
(3) 하드자의 여성들
(4) 쫓겨난 땅, 남겨진 삶
4부. 죽음이 삶에 머무는 곳
- 인도네시아 토라자 부족
(1) 시신에게 건네는 선글라스와 담배
(2) 피의 마당과 동굴의 밤
(3) 토라자의 장례 문화
5부. 사라진 마지막 노동
- 에콰도르 침보라소 얼음 장수
(1) 그 자리를 끝내 지키는 사람
(2) 얼음을 캐러 가는 마지막 길
부록 1. 역마살로드 비하인드 : 촬영에 관하여
6부. 신의 도시, 인간의 도시
- 이스라엘 예루살렘
(1) 성묘교회의 오래된 균형
(2) 국경지대 근처, 참상의 현장을 가다
(3) 예루살렘이라는 생활세계
7부. 호수 위의 삶
-캄보디아 쁘릭뚤
(1) 캄보디아 톤레삽 호수 수상가옥을 찾아서
(2) 호수 위의 집, 우리 밑의 악어
(3) 잔치와 근심 사이
부록 2. 역마살로드 비하인드 : 서 감독만 다치고 나는 다치지 않는 이유에 관하여
8부. 재난 이후를 살아간다는 것
- 후쿠시마 후타바 마을
(1) 후타바 마을에 흐르는 두 개의 시간
(2) 인간이 떠난 자리는 동물에게 천국이 된다
(3) 끝내 돌아오기 바라는 마음
부록 3. 역마살로드 비하인드 : 서 감독’s Say
맺음말 - 지구 전세살이
책 소개
24년 차 PD 장준호가 유튜브 채널 〈역마살로드〉를 통해 세계 곳곳에서 마주한 사람과 문화와 풍경을 기록한 여행 에세이다. 방송국이라는 안정된 울타리를 벗어나 자기 이름으로 세계를 기록하기로 결심한 저자는 세계 곳곳의 다양한 세계를 직접 찾아간다.
낯선 풍습을 구경거리로 소비하는 여행기가 아니다. 저자는 그들의 삶을 함부로 연민하거나 미화하지 않는다. 대신 함께 먹고, 함께 자고, 함께 걸으며 그들이 왜 그렇게 살아가는지, 무엇을 지키려 하는지, 무엇을 잃어가고 있는지 묻는다. 영상에는 담기지 못한 현장의 공기, 편집 과정에서 밀려난 맥락, 촬영이 끝난 뒤에야 비로소 다가온 감정들이 이 책 안에서 다시 살아난다. 그래서 《휴대폰과 독화살》은 유튜브 영상을 글로 옮긴 책이 아니라, 카메라가 미처 담지 못한 사람의 표정과 세계의 변화를 복원한 기록이다.
출판사 제공 책 소개
낯설고, 인간적이고, 마침내 아름답다
〈역마살로드〉가 찾아낸 사라져가는 세계의 마지막 표정들
세계는 넓고, 사람의 삶은 우리가 아는 것보다 훨씬 복잡하다. 우리는 흔히 아마존 원주민이라면 창을 들고 정글에서 걸어 나와야 할 것 같고, 수렵채집 부족이라면 문명과 단절된 채 살아야 할 것 같고, 전통 장례 문화는 오래된 풍습 그대로 남아 있어야 할 것처럼 상상한다. 그러나 현실의 사람들은 결코 그런 이미지 안에 갇혀 있지 않다. 그들은 독화살과 휴대폰을 함께 사용하고, 정글에서 스파게티를 먹고, 도시 문명을 동경하면서도 자기 삶의 방식을 쉽게 놓지 못한다.
《휴대폰과 독화살》의 가장 큰 힘은 바로 그 복잡한 현실을 있는 그대로 바라본다는 점이다.
이 책에 등장하는 장소들은 모두 ‘사라져가는 세계’라는 공통점을 가진다. 그러나 저자가 붙잡으려는 것은 단순히 사라지는 풍경이 아니다. 더 중요한 것은 사라지는 방식이다. 개발과 자본, 관광 산업, 기후 변화, 전쟁과 재난, 플랫폼 검열과 현대 문명의 속도 속에서 오래된 삶의 방식은 조금씩 밀려난다. 하지만 그 안에는 여전히 자기 삶을 지키려는 사람들이 있다. 이 책은 바로 그 사람들의 존엄을 향해 카메라와 문장을 오래 겨눈다.
1부 - 떠나야만 했던 이유, 역마살로드
1부에서는 장준호 PD가 왜 방송국을 나와 〈역마살로드〉를 시작하게 되었는지 들려준다. KBS 단편영화제 수상을 계기로 방송의 길에 들어선 저자는 24년 동안 〈한국기행〉, 〈세계테마기행〉 등을 만들며 수많은 현장을 누볐다. 그러나 시간이 갈수록 방송의 틀 안에서는 진짜 현장의 우연과 사람의 표정을 끝까지 담기 어렵다는 갈증이 커졌다.
저자는 결국 안정된 울타리를 벗어나 자기 이름으로 실패하고, 자기 이름으로 살아남는 기록자가 되기로 결심한다. 서 감독, 존과 함께 〈역마살로드〉 팀을 꾸리고, 방송의 완성도와 유튜브의 생동감을 결합한 새로운 방식의 기록을 시작한다.
2부 - 600시간의 사투: 아마존 오지 부족
2부의 무대는 에콰도르 아마존이다. 저자는 6천만 원에 가까운 제작비를 들고, 비행기와 자동차와 배를 갈아타며 아마존 깊숙한 접촉 부족 바메노 공동체로 들어간다. 그곳에서 그는 자신이 품고 있던 선입견과 먼저 부딪힌다. 청바지와 티셔츠를 입고 휴대폰을 든 부족장, 정글 한복판에서 먹는 스파게티, 디즈니 캐릭터 옷을 입은 아이들. 아마존은 시간이 멈춘 원시의 박물관이 아니라 문명과 전통이 뒤섞인 현재의 생활세계였다.
그러나 그곳에는 여전히 독화살과 블로우건, 유카 술과 원숭이 사냥, 반딧불이 가득한 밤과 압도적인 정글의 감각이 살아 있다. 동시에 석유 개발, 송유관, 벌목, 용병의 폭력, 국가와 자본의 묵인 속에서 원주민들의 삶은 위태롭게 흔들린다. 저자는 아마존의 낭만이 아니라, 그들이 왜 문명의 도구를 받아들이면서도 전통을 지키려 하는지, 무엇이 그들의 삶을 사라지게 만드는지 묻는다.
3부 - 지구 최후의 수렵채집인: 탄자니아 하드자 부족
3부에서는 탄자니아 하드자 부족을 만난다. 하드자는 지구상에 남은 마지막 수렵채집 부족으로 불리지만, 그들의 삶은 결코 다큐멘터리 속의 우아한 장면처럼 펼쳐지지 않는다. 가시덤불을 헤치며 사냥감을 쫓고, 데스트로스 나무의 독으로 화살을 만들고, 잡은 고기를 불에 구워 함께 나누어 먹는 삶은 거칠고 직접적이다.
저자는 하드자의 사냥을 따라가며 생명의 죽음과 생존이 맞닿은 순간을 목격한다. 동시에 그들의 온화함과 공동체적 질서, 소유에 집착하지 않는 삶의 방식에도 주목한다. 하지만 하드자의 현실은 평화롭지만은 않다. 원래의 비옥한 땅에서 밀려나 척박한 지역에 머물고, 관광 산업과 유튜브식 연출에 의해 삶이 소비되는 처지에 놓여 있기 때문이다. 이 장은 인류의 오래된 삶의 리듬이 어떻게 관광 상품으로 변형되고 사라져가는지를 보여준다.
4부 - 죽음이 삶에 머무는 곳: 인도네시아 토라자 부족
4부의 무대는 인도네시아 술라웨시섬의 토라자 마을이다. 토라자 사람들은 죽은 이를 무덤에서 꺼내 머리를 손질하고, 먼지를 털고, 새 옷으로 갈아입히고, 함께 사진을 찍는다. 어떤 이는 고인의 입에 담배를 물리고, 어떤 이는 선글라스를 씌운다. 외부인의 눈에는 기괴해 보일 수 있지만 가까이서 보면 사랑과 존중의 표현에 가깝다.
토라자에서 죽음은 삶의 바깥으로 밀려나지 않는다. 장례는 슬픔이면서 축제이고, 물소 도축과 잔치, 울음과 노래가 한자리에서 뒤섞인다. 저자는 시신을 단장하는 손길, 아이를 잃은 아버지의 얼굴, 장례를 위해 평생을 준비하는 사람들을 보며 인간이 사랑하는 이를 어떻게 떠나보내는지 묻는다. 이 장은 낯선 장례 풍습을 소개하는 데 그치지 않고, 죽음을 이해하려는 인간의 오래된 마음을 들여다본다.
5부 - 사라진 마지막 노동: 에콰도르 침보라소 얼음 장수
5부에서는 에콰도르 침보라소 화산의 마지막 얼음 장수 발타사르 우쉬카를 만난다. 냉장고가 없던 시절, 사람들은 해발 5,000미터가 넘는 산에서 캔 빙하 얼음으로 음식과 음료를 식혔다. 그러나 냉장고가 보급되고 공장 얼음이 싸게 공급되면서 얼음 장수들은 하나둘 사라졌지만, 우쉬카는 마지막까지 산을 올랐다.
저자는 우쉬카와 함께 해발 5,200미터까지 올라가 얼음을 캐는 길에 동행한다. 고산병과 강풍, 드론 추락, 무거운 숨과 돌길을 견디며 마침내 빙하를 깨고 카냐 풀로 감싸 내려오는 과정은 하나의 노동이자 기술이며, 동시에 한 세계의 마지막 흔적이다. 이후 우쉬카가 세상을 떠났다는 소식은 이 기록에 더욱 깊은 의미를 부여한다. 이 장은 사라지는 직업이 아니라, 자기 일의 마지막 자리를 끝까지 지킨 한 사람의 존엄에 관한 이야기다.
6부 - 신의 도시, 인간의 도시: 이스라엘 예루살렘
6부는 이스라엘 예루살렘으로 향한다. 성묘교회, 비아 돌로로사, 다윗의 탑, 이슬람 구역과 유대인 구역, 성지와 시장이 한 골목에 붙어 있는 도시. 예루살렘은 신앙의 도시이면서 동시에 정치와 역사, 갈등과 생활이 겹쳐 있는 인간의 도시다. 저자는 새벽에 성묘교회 문이 열리는 순간을 지켜보고, 여러 종파가 같은 공간을 나누어 쓰는 기묘한 균형을 목격한다.
그러나 예루살렘의 현실은 성지만으로 설명되지 않는다. 가자지구 국경 인근의 참상, 사이렌이 울리면 벙커로 뛰어드는 일상, 총을 멘 젊은 군인들, 전쟁이 끝나기를 바라는 평범한 사람들의 목소리가 함께 놓인다. 이런 과정들을 통해 거룩함과 폭력, 신앙과 생활, 평화에 대한 바람이 복잡하게 뒤엉킨 도시의 얼굴을 보여준다.
7부 - 호수 위의 삶: 캄보디아 쁘릭뚤
7부의 무대는 캄보디아 톤레삽 호수 위의 수상가옥 마을 쁘릭뚤이다. 관광객의 눈에는 낭만적인 수상가옥처럼 보이지만, 그 안으로 들어가 보면 전기도 수도도 상하수도도 없는 생활이 펼쳐진다. 먹고, 씻고, 배설하는 일이 모두 같은 물 위에서 이루어지고, 아이들은 굶주린 악어 우리 위를 놀이터처럼 뛰어다닌다.
저자는 이곳에서 악어를 키우는 집에 머물며 물고기잡이, 악어 양식, 연꽃 채취, 잔치와 생계의 불안을 함께 겪는다. 한때 돈이 될 것이라 믿고 키운 악어는 판로가 막히며 애물단지가 되었고, 어획량 감소와 가난은 사람들의 삶을 더욱 위태롭게 만든다. 그럼에도 이들은 물고기를 잡고, 아이를 키우고, 하루를 건너며 살아간다. 화면 속 풍경으로는 알 수 없는 수상가옥의 실제 삶과, 어디서나 다르지 않은 부모의 마음을 보여준다.
8부 - 재난 이후를 살아간다는 것: 후쿠시마 후타바 마을
8부에서는 원전 사고 이후 15년이 흐른 후쿠시마 후타바 마을을 찾아간다. 뉴스 속 후쿠시마는 조금씩 복구되고 있는 듯 보이지만, 실제 현장은 ‘회복’이라는 단어 하나로 설명하기 어렵다. 방사선 측정기의 경고음, 제염 작업으로 쌓인 오염토 포대, 폐허가 된 집과 병원, 2011년에 멈춘 달력과 가족사진이 그곳에 남아 있다. 그러나 후타바는 그저 폐허의 기록만은 아니다. 누군가는 식당을 열고, 누군가는 무너진 집을 고치고, 누군가는 밤길을 지나는 사람들을 위해 불을 켜둔다. 저자는 재난 이후에도 계속되는 삶의 흔적을 따라가며 묻는다. 복구란 무엇인가. 고향이란 무엇인가. 사라진 마을은 무엇으로 다시 살아나는가.
《휴대폰과 독화살》은 낯선 세계를 향한 여행기이면서, 동시에 우리가 잃어가는 것들에 관한 책이다. 전통과 문명, 사라지는 것과 남는 것, 풍경과 사람, 기록과 삶 사이에서 저자는 끝내 사람을 바라본다. 책을 덮고 나면 독자는 먼 나라의 오지보다 먼저, 우리가 당연하게 여겨온 삶의 방식과 지금 이 순간에도 조용히 사라지고 있는 세계의 표정을 다시 생각하게 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