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표지

사람을 얼마나 믿어도 되는가 - 23년간 법의 최전선에서 진실과 거짓을 가려온 판사 출신 변호사의 기록

카테고리: 국내도서>에세이>한국에세이

저자: 정재민 (지은이)

페이지 수: 356p

출판사: 페이지2(page2)

출판일: 2025-10-31

가격: 13800원

평점: (10.0)

인기 순위: 에세이 주간 7위

ISBN13: 9791169851602

소개

저자는 타인을 믿을 것인가, 믿지 않을 것인가의 양자택일 문제를 넘어 사람답게 살아가기 위해서는 결국 ‘믿음’이라는 위험을 감수할 용기가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의심은 우리를 지켜 주지만, 믿음만이 우리를 살게 한다는 역설이야말로 책 전체를 관통하는 메시지다.

목차

프롤로그

1장. 변호사 사무실에서_변호사의 인연법을 배우며
음악이 흐르는 사무실 | 패키지여행에서 자유여행으로 | 판사를 그만둔 이유 | 변호사의 인연법 | 사기당하는 사기 전문 변호사 | 사람을 몇 프로 믿고 살아야 하는가 | 소수의 사건만 맡는 이유 | 법률 장인 공방을 추구하며 | 히말라야의 셰르파처럼 | 정신분석가의 카우치처럼 | 인공지능이 못하는 것, 믿음을 주고받기

2장. 경찰서에서_배트맨을 생각하며
경찰에 대한 상반된 이미지들 | 어린 시절 기억 속 경찰 | 경찰과 검찰 사이 | 내가 경찰 조사에 꼭 참석하는 이유 | 수사로 진실을 밝힌다는 말 | 사기가 판치는 세상 | 노트북 수리 사기를 당하다 | 사기꾼 검거가 어려운 이유 | 순진하게 정의를 굳건히 믿었던 시절 | 배트맨을 생각하며

3장. 구치소에서_쇠창살 안에서 희망을 말하며
어느 피의자의 긴급체포부터 구속까지 | 구치소 가는 길 | 구속되면 커피를 마실 수 있을까 | 수용자에게도 부모가 있다 | 변호사는 집사가 아니다 | 자신 없는 변호사가 될 때 | 때로 교화되는 사람도 있다 | 낙원의 감옥

4장. 법정에서_재판을 하다가 재판을 받으며
변호인의 출석을 확인하겠습니다 | 공소사실의 요지를 말씀해 주십시오 | 피고인, 공소사실을 인정하십니까 | 증거 인부를 해 주십시오 | 증인도 불신의 대상이다 | MR을 제거하고 가사만 비교하는 일 | 최후 변론을 시작하겠습니다 | 합리적 의심을 넘어서 | 양형을 정하는 기준 | 전관예우라는 믿음으로 인한 불신 | 선고일에 느끼는 감정 | 법정은 믿음과 불신의 대립으로 떠받쳐진 세계

에필로그

책 소개

지난 10년간 사기 범죄가 24만 건에서 42만 건으로 80퍼센트 증가했다. 사기가 절도를 넘어 1등 범죄가 된 시대, 서로에 대한 의심과 불신이 당연해졌다. 판사도, 변호사도, 일반 시민도 그 위험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저자 역시 변호사로서 사기를 당하고, 경찰 수사의 어려움을 목격하며, 구치소에서 불안과 억울함을 토로하는 피고인을 만나고, 법정에서 서로를 끝내 의심하는 공방을 수없이 지켜보았다.

그러나 이 책은 단순한 고발이나 냉소적 기록에 머무르지 않는다. 저자는 타인을 믿을 것인가, 믿지 않을 것인가의 양자택일 문제를 넘어 사람답게 살아가기 위해서는 결국 ‘믿음’이라는 위험을 감수할 용기가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의심은 우리를 지켜 주지만, 믿음만이 우리를 살게 한다는 역설이야말로 책 전체를 관통하는 메시지다.

정재민의 글은 법정 드라마보다 더 극적인 사건 기록이면서 인간과 사회를 향한 성찰의 기록이기도 하다. 날카로운 관찰 속에서도 유머와 따뜻함을 잃지 않으며, 불신이 기본값이 된 시대에 우리가 무엇을 지켜야 하는지를 고민한다.

기회비용을 치르고서라도 타인을 믿어 보겠다는 한 개인의 선택은 불신이 지배하는 사회에서 더욱 큰 울림을 가진다. 저자는 계속해서 독자에게 이야기한다. 행복하려면 믿음이라는 위험을 감수해야 한다고, 서로를 더 믿어 주고 서로에게 더 자주 프러포즈하자고.

출판사 제공 책 소개

“우리에게 필요한 건 의심하는 기술이 아니라 현명하게 믿는 기술이다”
판사 출신 변호사 정재민이 변호사 사무실, 경찰서, 구치소, 법정을 오가며 기록한
우리 사회 이야기

★〈시그널〉 〈킹덤〉 드라마 작가 김은희, 프로파일러 권일용 강력 추천★
★소설 《보헤미안 랩소디》 《독도 인 더 헤이그》 작가 신작 에세이★


“믿어서 빼앗기고 믿어서 배신당한 상처는
또 다른 믿음으로만 치유할 수 있다”
정의를 굳건히 믿었던 시절을 지나
그저 억울한 사람이 없길 바라는 변호사가 되기까지의 기록들


판사 시절, 저자의 부모님이 사기꾼 의사에게 거짓 류머티즘 진단을 받고 7년 동안이나 독한 항암제를 복용한 일이 있었다. 그는 의사를 고소했지만 의사에게 무혐의 결정이 내려진다. 이유는 ‘피의자가 환자들에게 류머티즘이라고 거짓말을 한 사실은 인정되나 그런 행위는 피의자가 의사로서의 명성을 높이기 위해서 한 것이므로 재물죄인 사기죄가 성립하지 않는다’는 것. 그는 사법 시스템의 일원으로서 모멸감을 느꼈다. 지방 소도시 종합병원의 사기꾼 의사 하나를 처벌하는 데도 넘어야 할 산이 많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로부터 15년이 흐르는 동안, 저자는 사회와 사람에 대한 신뢰도가 현격히 줄었다고 고백한다. 그렇지만 여전히 사람을 믿을 용기를 놓지 않고 누군가를 변호하며 법의 최전선에서 일한다. 지금보다 더 많이 믿다 보면 남에게 속는 일도 더 많아지겠지만 그렇다고 타인을 믿지 못해 문을 걸어 잠그고 살면 지금보다 삶이 나아질 일도 없고 삶의 막바지에 후회할 것 같기 때문이다.

그는 삶을 헛된 일, 소모적인 일을 하며 허비하고 싶지 않다고 말한다. 조금이라도 좋은 사람을 만나고 지인들과 좋은 대화를 나누고 좋은 일을 하고 좋은 장면을 보고 좋은 기분을 유지하고 좋은 글을 쓰고 싶다고. 자신뿐만 아니라 모든 사람이 그렇게 살길 바란다. 그래서 오늘도 우리 공동체를 개개인이 살기 좋은 곳으로 변화시키기 위해 작은 노력을 기울인다.

“사는 듯 살기 위해서는 타인과 관계를 맺어야 한다”
믿겠다는 결심이 틀리지 않았다는 증거


정재민 변호사는 변호사 일이 대리운전을 하는 일과 같다고 말한다. 고객을 뒷좌석에 태우고 고객이 원하는 방향으로 운전하며 우리를 믿어 달라고 호소하기 때문이다. 한팀이 된 변호사와 의뢰인은 경찰, 검찰, 법원을 들를 때마다 자신들을 믿는다거나 못 믿는다는 채점지를 받아 든다.

저자는 의뢰인을 뒷자리에 태우기 전 먼저 그의 말을 경청한다. 그저 일을 한다고 생각하지 않고 의뢰인와 깊게 관계 맺는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의뢰인의 이야기를 들을 때는 우호적인 입장을 취하면서도 무조건적으로 편들지는 않는다. ‘내가 감히 당신의 감정을 어떻게 다 알겠는가, 당신이 하고 싶은 말을 조급해하지 않고 기꺼이 들어 주겠다, 듣되 선악으로 판단하지 않고 당신의 불행을 내 행복의 땔감으로 사용하지 않겠다, 그저 내 마음속 서랍에 고스란히 담아 두었다가 당신이 민망할 때쯤 깨끗이 잊어 주겠노라’는 마음으로 들으려 한다. 이렇게 주의 깊게 들어 주는 것 자체가, 그렇게 함께 있어 주는 것 자체가 묘한 힘을 발휘한다.

이 모든 일의 바탕에 믿음이 있다. 그러므로 저자는 오늘도 믿겠다고 결심한다. 그로 인해 얻는 행복과 삶의 풍요가 때로 타인에게 속아서 생기는 고통과 손실을 보상해 주고도 넉넉하게 남을 것이라 확신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