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표지

작가노동 선언 - 우리는 글 쓰는 노동자다

카테고리: 국내도서>사회과학>사회문제>노동문제

저자: 작가노조 준비위원회 (지은이)

페이지 수: 220p

출판사: 오월의봄

출판일: 2025-04-25

가격: 15120원

평점: (10.0)

인기 순위: 사회과학 주간 5위

ISBN13: 9791168731455

소개

글 뒤편의 노동에 대한 작가의 이야기를 세세히 들려주거나, 글쓰기 환경에 대해 속속들이 들여다본 책을 찾기는 어렵다. 이 책은 작가가 직접 쓰는 자신의 노동 기록이다. 안전하고 건강하게 글쓰기 활동을 지속하기 위해 작가에게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를 찾고 있다.

목차

머리말 | 함께라는 믿음으로 5

1부 작가노동을 말하다

어느 전업작가의 사정 | 박재용 13
하지 않은 노동에 대해 말하는 법 | 위래 23
웹소설 번역에 관하여 | 김선민 31
홀로 지쳐가기에서 함께 투쟁하기로 39
: 출간계약서 최저선 지키기 | 황모과
4시의 신데렐라 54
: 글 쓰는 노동자에게 ‘유리 구두’는 없다 | 김예린
운이 좋아 살아남았습니다 | 박권일 65
죄송하지 않기 위해서 | 은유 74
왜 작가노동의 가격은 쌀까? | 이상민 88
직업이 시인이에요? | 변윤제 99
작가노동, 근데 이제 집필노동은 아닌 | 박서련 106
현실과 작품의 외줄 타기 | 김소희 114
평론만으로 밥을 먹는 세상을 만들기 위해서 | 성상민 121
글쓰기라는 노동, 생존이라는 창작 | 도우리 128

2부 작가노조를 만들다

따로 함께 각자 모여 쓰기 | 김홍 141
예비 작가의 신세 한탄 | 이준헌 147
성평등으로 극락-하기 | 오빛나리 156
우리는 글 쓰는 노동자로 존재한다 | 변정정희 164
작가노조라는 공동의 울타리를 향해 | 희음 173
작가노조, 매력적인 조직으로 | 이수경 183
어떤 봄을 생각하는 어떤 겨울 | 이시도 191

부록
작가노조를 준비하다 203
: 2년간의 기록 | 안명희

책 소개

시, 소설, 웹소설, 칼럼·에세이, 번역, 평론·비평, 인문·사회, 어린이·청소년, 극작·각본·시나리오, 르포, 만화·웹툰, 그림·일러스트 등 여러 장르에서 활약하고 있는 작가들이 ‘노조’를 만들기 위해 모였다. 2023년 3월 소수의 작가들이 모여 꾸린 ‘작가노조(준)’이라는 작은 모임을 필두로, 지난 2년간 작가노조 출범을 위한 여러 활동을 해왔다.

처음 모인 인원은 겨우 서넛이었지만, 작가노조 준비위원회의 적극적인 기획 덕택에 단체 대화방은 더 많은 작가들로 북적이기 시작했다. 집담회를 통해 준비위의 존재를 드러내고, 연속포럼을 통해 작가의 노동 및 노동조합 활동에 대해 논의하고, 예술인 노조들과 산재보험 적용을 요구하고, 작가단체들과 결합해 알라딘 전자책 유출 사태에 대응하고, 작가노동을 주제로 한 뉴스를 발행하고, 성평등 워크숍을 진행하는 등 다방면으로 투쟁을 조직하고자 했다. 특히 작년 6월 서울국제도서전 개막일에 이뤄진 선언 기자회견 <작가노동자 선언: 글쓰기도 노동이다>와 ‘종이 찢기’ 퍼포먼스는 많은 이들의 뇌리에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이제 작가노조 준비위는 지난 2년간의 활동들을 마무리 짓고 2025년 노조 정식 출범을 앞두고 있다. 이 책에 참여한 21명의 작가들은 글쓰기를 노동으로 인정하지 않는 사회와 출판업계를 겨냥해 스스로의 노동을 기록하고 선언했다. 글쓰기 노동과 작가노동으로 채워지는 삶의 민낯을 과감히 드러내면서, 더 이상 골방에서 혼자 분투하지 말자고 목소리를 높인다. “굶어 죽는 작가, 혼자서 싸우다 조용히 사라지는 작가, 글 쓰는 노동을 했을 뿐인데 몸과 마음의 병을 크게 얻은 작가들의 곁에 서겠다는 선언”과 함께, 작가노조는 모든 작가의 권리를 위해 싸우는 노동조합으로 계속해 나아가고자 한다.

출판사 제공 책 소개

“우리 같이 작가노조 합시다”

한 편의 글 뒤에 숨겨진 노동과 고군분투,
‘홀로’였던 싸움을 ‘함께’인 여정으로 빚어내는 연대의 첫걸음
지속가능한 삶과 글쓰기를 골몰하는 모두에게

시, 소설, 웹소설, 칼럼·에세이, 번역, 평론·비평, 인문·사회, 어린이·청소년, 극작·각본·시나리오, 르포, 만화·웹툰, 그림·일러스트 등 여러 장르에서 활약하고 있는 작가들이 ‘노조’를 만들기 위해 모였다. 2023년 3월 소수의 작가들이 모여 꾸린 ‘작가노조(준)’이라는 작은 모임을 필두로, 지난 2년간 작가노조 출범을 위한 여러 활동을 해왔다.
처음 모인 인원은 겨우 서넛이었지만, 작가노조 준비위원회의 적극적인 기획 덕택에 단체 대화방은 더 많은 작가들로 북적이기 시작했다. 집담회를 통해 준비위의 존재를 드러내고, 연속포럼을 통해 작가의 노동 및 노동조합 활동에 대해 논의하고, 예술인 노조들과 산재보험 적용을 요구하고, 작가단체들과 결합해 알라딘 전자책 유출 사태에 대응하고, 작가노동을 주제로 한 뉴스를 발행하고, 성평등 워크숍을 진행하는 등 다방면으로 투쟁을 조직하고자 했다. 특히 작년 6월 서울국제도서전 개막일에 이뤄진 선언 기자회견 <작가노동자 선언: 글쓰기도 노동이다>와 ‘종이 찢기’ 퍼포먼스는 많은 이들의 뇌리에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이제 작가노조 준비위는 지난 2년간의 활동들을 마무리 짓고 2025년 노조 정식 출범을 앞두고 있다. 이 책에 참여한 21명의 작가들은 글쓰기를 노동으로 인정하지 않는 사회와 출판업계를 겨냥해 스스로의 노동을 기록하고 선언했다. 글쓰기 노동과 작가노동으로 채워지는 삶의 민낯을 과감히 드러내면서, 더 이상 골방에서 혼자 분투하지 말자고 목소리를 높인다. “굶어 죽는 작가, 혼자서 싸우다 조용히 사라지는 작가, 글 쓰는 노동을 했을 뿐인데 몸과 마음의 병을 크게 얻은 작가들의 곁에 서겠다는 선언”과 함께, 작가노조는 모든 작가의 권리를 위해 싸우는 노동조합으로 계속해 나아가고자 한다.

한 편의 글 뒤에 숨겨진 노동과 고군분투
: 작가노동을 말하다

작가들이 모여 노조를 만들겠다니, 누군가는 의아해할 수도 있다. ‘작가가 무슨 노동자야?’ 그러나 작가 역시 아프거나 죽지 않고 건강하고 안전하게 글을 쓸 권리가 있다. 글쓰기 노동 내지는 작가 노동은 외견상 독립적이고 자유로운 노동인 것 같지만, 여느 노동과 마찬가지로 자본의 지배 아래 있다. 그런데도 기존 노동의 언어로 설명되지 않는다는 이유로,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임을 입증하지 못한다는 이유로, 사업주에 종속되어 일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일하는 시간과 장소를 선택할 수 있다는 이유로, 하물며 자신이 하고 싶어서 하는 일이라는 이유로 종종 ‘노동이 아닌 것’으로 폄하된다.
이에 작가노조 준비위원회는 작가노조 설립을 준비하고 다루기에 앞서, 작가들이 수행하는 글쓰기 노동의 면면을 드러낼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고, 작년 5월 릴레이 에세이 프로젝트 <작가노동을 말하다>를 시작했다. 이 책 1부 <작가노동을 말하다>에 담긴 글들 역시 바로 그 릴레이 에세이의 연장선상에 있는 작업이라 할 수 있다. 총 13명의 작가들이 써내려간 일과 삶은 치열하고 또 열악하다. 최저시급에도 미치지 않는, 더 정확히 말하면 최저시급의 개념조차 없는 턱없이 적은 원고료와 분투하며 n잡을 병행하고, 출간계약서를 비롯한 각종 계약서에 명시조차 되지 않은 온갖 무급노동을 암묵적으로 강요받고, 강연 요청을 받을 때조차 납득할 수 없는 부조리한 절차를 겪어야 한다. 불합리한 계약서의 수정은 고사하고, 계약서 자체를 보내지 않는 청탁도 적지 않은 것이 출판계와 강연·교육 시장의 민낯이다.
작가노조 설립을 최초로 제안하고 준비위를 꾸린 전국불안정노동철폐연대 안명희 상임활동가는 작가의 권리보다 출판사의 이윤이 먼저인 업계 구조를 깨뜨리기 위해, 책을 쓰는 노동자와 책을 만들고 파는 노동자(작가노조와 출판노조)의 연대를 통해 출판자본이 중심인 시스템을 출판노동자가 중심인 시스템으로 변화시키기 위해 작가노조 설립을 도모하게 되었다고 이야기한다. 초동 주체를 형성하기 위해 기획한 작가 집담회를 통해 각기 다른 집필노동의 세부 상황을 확인하면서도 공통의 노동 문제를 찾아내고(2023년 9월), 표준계약서, 문단 내 성폭력, AI 규제, 작가 능력주의, 예술인 노조 사례, 문화산업공정유통법, 예술인 4대보험 및 최저임금, 노동법과 예술인법 등과 같은 다양한 주제로 연속포럼(2023년 11월~2025년 2월)을 기획해 이어오면서, 작가노조의 구체적인 내용을 업데이트했다.
작가노조는 “작가의 상상력을 통해 노동의 언어를 새롭게 해석하고 확장해내는 일”을 과제 삼아 앞으로 꾸준히 조직을 발전시켜나갈 예정이다. 성평등한 공간, 서로의 노동과 일상을 지키고 돌보고 지지하는 동료 집단, 여전히 골방을 사랑하면서도 연대의 공유결합을 만들어내는 여정…… 이 모든 것이 이 책에 담긴 작가노조의 다짐과 전망이다.

‘홀로’였던 싸움을 ‘함께’인 여정으로 빚어내는 연대
: 작가, 노조를 만들다

이 책 《작가노동 선언》이 출간된 지금, 작가노조 준비위원회 단체 대화방에는 50~60명 남짓한 작가들이 모여 있다. 르포, 에세이, 번역, 비평, 시, 소설, SF, 만화, 영화를 공부하는 고등학교 재학생까지, 다양한 작가들이 둘러앉아 작가노조의 전망을 구체화하고 있다. 어쩌면 같은 작가라는 사실, 같은 글쓰기 노동을 이어가고 있다는 사실만으로는 이러한 결합을 충분히 설명해낼 수 없을지도 모른다. 각기 처지도 다르고 관심사도 제각각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이들에게 작가노조는 왜 필요한가?
2011년, 시나리오 작가 최고은씨가 생활고로 인한 기아와 지병으로 세상을 떠났다. 그다음 해인 2012년, 정부는 그 죽음에 답이라도 하듯 예술인 복지법을 시행하고 산업재해보상보험법을 개정해 프리랜서 예술인도 산재보험에 가입할 수 있도록 했다. 그러나 예술인 복지법에 의한 산재보험은 말뿐인 복지다. 예술인들은 기업이나 단체 등에 상시 고용되는 것이 아니기에 스스로 보험에 가입해야 하는데 보험료 전액을 본인이 부담해야 한다. 보헙 가입률이 바닥을 치는 이유다. 국회 토론회 등을 통해 확인한 입장에 따르면, 윤석열 정부는 예술인 산재보험 적용에 대한 의지가 전혀 없었고, 무엇보다 현장의 목소리를 누락한 채 제도안을 설계해왔다.
바꿔 말하면, 작가나 예술가는 일하다 아프거나 죽은 것이 명백하더라도 산재 인정을 받는 것이 불가능하다. 고용 형태가 ‘자유롭고’ 불안정한 데다, 글쓰기 자체가 시작과 끝이 모호한 노동이다 보니, 해당 노동으로 인한 사고 및 질병이 산재라는 것을 증명하는 일 또한 극도로 어려운 것이다. 작가노동으로 인한 산재 인정 사례는 물론, 이에 대한 담론화조차 제대로 되지 않은 것이 지금의 현실이다. 이에 맞서 작가노조 준비위는 여러 예술인 노조들과 함께 작가 산재 실태를 드러내고, 정부 논의와 기존 법제도의 문제점을 구체적으로 짚으면서 산재보험 적용에 대한 예술 현장의 요구를 다시 한번 세상에 알렸다. 2024년 1월 언론노조 방송작가지부, 여성노조 디지털콘텐츠창작노동자지회, 웹툰작가노조, 문화예술노동연대와 함께 주최한 기자간담회 <작가들은 요구한다! 윤석열 정부는 예술인에게 산재보험을 적용하라!>가 바로 그 투쟁이었다.
준비위 내부에 별도로 구성된 성평등위원회 역시 작가노조의 성격과 지향점을 뚜렷이 보여준다. 준비위는 성평등위원회를 통해 성평등한 구조와 문화에 대한 논의를 꾸준히 이어왔다. 성평등위원회가 주관하는 첫 번째 워크숍은 <성평등으로 극락-하기>라는 글로 이 책에 참여한 오빛나리 작가가 이끌었다. 성폭력 문제의 구조적 이해, 안전한 창작 환경과 공동체 조성을 목표로 진행됐다. 그는 ‘성평등’을 골치 아픈 난제가 아닌, 다층적인 층위와 맥락을 해석할 수 있게 만들어주는 ‘고도의 투쟁 전략’으로 바라본다. 권위와 권력을 적확하게 겨냥하는 “정교한 농담과 유머”를 추구하면서, 성평등으로 “극락적 재미의 세계”를 열고자 한다. 이는 앞으로 작가노조가 만들어갈 활기 있는 문화를 짐작케 한다. 작가노조가 추구하는 해방과 자유, 반항과 활기, 농담과 유머야말로 이곳만의 진정한 매력이다.

작가노동을 선언하는 21명 작가들의 목소리
: 지속가능한 삶과 글쓰기를 골몰하는 모두에게
“글 쓰는 노동자는 발로 현장을 누비며 이야기를 모으고, 그 이야기로 독자의 마음을 흔들고 변화를 이끈다. 이 땅의 수많은 ‘글 쓰는 4시의 신데렐라’는 맨발로 치열한 현실의 험난한 길을 걷고 있다. 이들에게 필요한 건 요정의 마법 같은 기적이 아니다, 발을 감싸줄 포근한 양말과 튼튼한 운동화 같은 ‘사회적 보호망’이다.”
―김예린, 그림책 활동가

“파편처럼 흩어진 자리에서 혼자 쓰고 혼자 걱정하며 혼자 싸우고 혼자서 몸도 마음도 아파본 경험이 있는 이라면, 이제는 함께라는 다른 상상을 해보자고, 그 상상이 실현되기까지의 설레고 지난하며 거칠고도 온기 어린 시간 쪽으로 엉덩이 하나 살짝 걸쳐보라고 제안하고 싶다.”
―희음, 시인

“각자의 자리에서 홀로 떨어진 채로 글쓰기 노동을 하는 우리는 잘 보이지 않을 때가 많다. 하지만 작가노동자로서 공동의 감각을 가지고 함께 말하고 행동한다면 우리의 자리가 좀 더 명확하게 드러나지 않을까? 사회가 씌운 투명망토를 걷어낼 때가 왔다.”
―변정정희, 르포 작가

“누구나 생계와 존엄을 지키며 글을 쓸 수 있도록 최저 고료와 노동조건이 보장되는 구조의 설계가 시급하다. 출판 생태계가 좋아져야 구성원들 삶의 질이 나아진다. 모두가 글을 쓰고 싶어 하지만 정작 글 쓰는 사람의 권리에는 아무도 신경 쓰지 않는 모순된 현실에서 작가노조라는 울타리를 우리 손으로 만들고 싶은 이유다.”
―은유, 르포 작가

“평론가들이 처한 현실을 바꾸는 길은 결국 평론가들을 점차 잉여적 존재로 만드는 구조에 대한 통렬한 비판과 이를 통한 실천에 있지 않을까. (……) 이제는 평론가의 권리를 위해 힘을 모을 차례다. 언젠가는 평론가가 다른 부업을 하지 않고 평론만을 쓰며 먹고살 수 있는 세상이 오면 좋겠다.”
―성상민, 문화평론가

“나와 같은 길을 걷는 이들이 자신이 좋아하는 글을 마음껏 쓰며 살아가기를 바란다. 단지 돈 때문에 동의하지 않는 글을 억지로 쓰지 않기를 바란다. 온 마음을 담은 글로 독자를 감응하게 하고 세계의 고통을 치유할 수 있기를 바란다. 이를 위한 최소한의 조건은 시민이자 노동자로서 합당하게 존중받는 것이다. 작가노조 출범은 이 목표를 향한 결정적 한 걸음이다.”
―박권일, 독립연구자

“우리에게는 더 좁은 선택지가 아니라, 더 많은 선택지가 필요하다. 농담과 유머가 필요하다. 나에게는 해방, 자유, 활기, 이유 있는 반항이 극락과 가까운데, 당신에게는 어떤가? 아니다. 여기서 이럴 게 아니다. 작가노조에 들어와서 같이 논해보자. 작가노조는 당신에게 열려 있다.”
―오빛나리, 고양예고 문창과 줄업생 연대 ‘탈선’ 대표

“작가의 죽음이 다시없기 위해서라도 이젠 작가도 노동조합으로 한데 뭉쳐 출판자본에 맞서야 한다고 생각했다. 책을 쓰고 만드는 모든 이들이 고통을 겪지 않게 하기 위해서라도 작가노조를 만드는 일을 더는 미룰 수 없을 것 같았다.”
―안명희, 노동책 작가

“적은 원고료는 세상과 관계 맺도록 나를 등 떠밀었고, 그 덕분에 나는 지면의 활자가 세계의 전부인 ‘먹물’이 되지 않을 수 있었다. 하지만 다시 강조하건대 이것이 반드시 긍정적인 ‘견인’이었다고 말하기는 어렵다. 단지 불안정한 생계를 유지하기 위한 다양한 경로가 새로운 시야를 열어주었을 뿐이다. 그렇다면 작가로서 글을 쓰며 살아가는 일이란 대체 무엇일까?”
―도우리, 일상문화 비평가

“우리는 따로 떨어져 일하지만 쓰는 일은 항상 우리가 발 딛고 있는 공동체를 들여다보기 때문에 함께하지 않는 법이 없다. 그래서 각자의 공간에 있지만 언제든 마음이 모여 있다. 작가노조가 정식으로 출범하고 난 뒤에 좋은 사람들이 모여서 필요한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는 걸 보여줄 기회가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다. 문이 활짝 열려 있고, 모든 작가의 목소리가 차별 없이 대표될 수 있는 공간이라고 알려주고 싶다.”
―김홍, 소설가

“아주 오래전, 여섯 권의 시리즈를 두 권으로 마무리하라는 통보를 받았을 때, 출판사에 찾아가 사정하고 옥상에 올라가 눈물 콧물 다 닦았을 때, 내 곁에 누가 있었다면 어땠을까. 혹시 예전의 나처럼 지금 어딘가에 그런 작가가 있는데, 그가 작가노조의 존재를 알게 된다면 어떨까.”
―김소희, 일러스트 작가

“작가는 노동자이기에 노동자로서 조합을 결성할 수 있다. 그러면 교섭 대상이 어떻게 되어야 하는가. 국가, 출판사, 혹은 출판협회, 아니면 문화재단? 작가가 교섭에서 요구해야 할 것은 무엇인가. 인세 비율 조정? 불합리한 계약 관행? 위계? 그래, 작가노조라면 응당 그런 걸 해야 마땅하겠다.”
―변윤제, 시인

“나는 이 원고를 쓰는 동안에도 강연 요청을 하나 수락했는데, 최근 찍은 프로필 사진을 쓸지 말지를 여전히 정하지 못했다. 연예인이 아니라 작가인 내가 왜 얼굴 사진 따위로 고민을 해야 하는가에 대한 메타 고민이 다시 시작되고…… 이렇듯 안 해도 무방한 별별 고민을 다 하고야 마는 것이 내가 생각하는 작가노동의 요체가 아닌가, 방황 끝에 주워 든 궤변을 꽤 괜찮은 결론인 양 내밀어보는 것이다.”
―박서련, 소설가

“집필노동에 대한 논의가 더 공론화되어 조건을 바꿔낸다면 문학과 에세이, 르포, 번역, 칼럼 등의 내용에도 영향을 미칠 거라고 생각한다. 저임금과 과로에 내몰리지만 않는다면 각자의 현장을 기반으로 생생한 사유와 다양한 글이 세상에 더 많이 등장할 것이 분명하다.”
―황모과, SF 작가

“이미 당연하다고 전제된 일들로부터 그것이 문제라는 것을 인식하고 밝히는 일을 혼자서 해나가기란 쉽지 않다. 글쓰기 노동에 대한 인식을 바꾸고 작가들의 환경을 개선하기 위해선 같은 문제의식을 공유하는 더 많은 동료 작가의 연대가 필요하다.”
―위래, 소설가

“나는 계속되는 광장을 바란다. 서로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며, 골방들을 안전하게 잇고, 각자의 한계를 보완해나갈 수 있는 공동체를 바란다. 지속적인 글쓰기가 가능하다고 믿을 수 있는 사회를 바란다. 돈 때문에 비참해지지 않고, 그보다는 나은 고민을 할 수 있는 세상을 바란다.”
―이시도, SF 작가

“작가노조의 향방이 어때야 하는지 나는 아직 알지 못한다. 그러나 그간 지켜(만)보았던 운영진과 회원들의 열정, 절박함, 성실함에서 이것은 되는 일이며 잘되겠구나 생각했다. (……) 방관하고 갈등하고 유예하면서도 내가 아직 그 자장 안에 있는 이유는 아마도 그것, 지금 작가노조 준비위원회 구성원들이 보여주는 지향의 매력 때문일 것이다.”
―이수경, 소설가

“전업작가는 사람과 만나기 싫어서 골방에서 일하는 사람이 아니라 더 많은 사람을 만나고 싶어서 열린 공간에서 일하는 사람이어야 한다. 작가노조는 그런 의미에서도 필요하다. 다양한 작가들이 모여 서로 의견을 나누고 권리와 책임을 논의하는 조합으로서의 작가노조 설립을 지지한다.”
―이상민, 타이핑 노동자

“이런 과정에서 섬처럼 고립된 작가들이 선으로 연결되고 모여 서로를 믿고 연대할 수 있다면 그 자체로도 아름답지 않을까 싶다.”
―박재용, 과학작가

“작가노조의 설립은 또 다른 한 발이다. 멀리서 봤을 땐 의미 없는 발길질 같아 보일 수도 있겠지만, 귀한 한 발이다. 또한 이것은 거대한 도약이다. 새 태양이 떠오르는 지평선을 향해 나아가는 하나의 발걸음이다. (……) 작가노조여, 일어서라!”
―이준헌, 예비 작가

“답이 있다면 나와 같은 어려움을 겪는 사람들, 비슷한 고민을 하는 사람들이 함께 뭉쳐 행동하는 데 있을 것이다. 그 생각을 바탕으로 작가노조에 가입하게 되었다. 우리가 어디까지 갈 수 있을지는 모르지만, 함께하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만으로도 서로에게 힘이 되리라고 믿는다. 그러니 아무쪼록 더 많은 분이 작가노조에 가입하여 목소리를 내고 함께해주었으면 좋겠다.”
―김선민, 웹소설 번역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