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번역의 철학 - 세상과 접촉하는 인간 고유의 읽기-쓰기에 대하여
카테고리: 국내도서>인문학>교양 인문학
저자: 데이미언 설스 (지은이), 홍한별 (옮긴이)
페이지 수: 336p
출판사: 유유
출판일: 2026-08-04
가격: 19800원
평점: ★★★★★ (10.0)
인기 순위: 인문학 주간 5위
ISBN13: 9791167701626
소개
AI가 순식간에 번역을 끝내는 시대에 우리는 번역을 어떻게 이해해야 할까? 적당히 자연스럽기만 하다면 충분한 번역일까? 어차피 완전한 번역이란 불가능한 것일까? 숱한 노벨문학상 수상 작가들의 번역가이자 영미권을 대표하는 문학 번역가 데미이언 설스가 제시하는 번역과 언어의 본질. 이 책은 번역을 단순한 언어 변환이나 정보 전달의 기술이 아닌, 인간 고유의 읽기-쓰기 행위로 탐구한다.
목차
들어가는 말 – 번역가처럼 읽기
1 ‘번역’의 역사
2 재정렬과 낯섦
3 지각과 제공성
4 기준선과 별자리
5 단어를 번역하기
6 힘을 번역하기
7 충실하게 번역하기
8 코다
감사의 말
옮긴이의 말 - 기계 번역의 시대, 모어의 가능성을 최대한으로 실현하는 번역의 힘
책 소개
AI가 순식간에 번역을 끝내는 시대에 우리는 번역을 어떻게 이해해야 할까? 적당히 자연스럽기만 하다면 충분한 번역일까? 어차피 완전한 번역이란 불가능한 것일까? 숱한 노벨문학상 수상 작가들의 번역가이자 영미권을 대표하는 문학 번역가 데미이언 설스가 제시하는 번역과 언어의 본질. 이 책은 번역을 단순한 언어 변환이나 정보 전달의 기술이 아닌, 인간 고유의 읽기-쓰기 행위로 탐구한다.
번역 사상의 역사와 철학, 풍부한 실제 번역 사례를 통해 이 책은 번역 자체의 의미와 가치를 명료하게 담아낸다. 이때 포착되는 번역가는, 단어와 문장의 뜻을 기계적으로 옮기는 사람이 아니라 텍스트의 리듬과 뉘앙스, 문체와 감정까지 세심하게 읽어 내 저자와 독자의 관계를 새롭게 정렬하는 사람이다.
의역·직역·오역 등에 집중된 소모적인 번역 논쟁을 넘어, 이 책은 번역이 언어를 통해 세계를 경험하고 타인과 관계 맺는 인간의 근원적인 능력임을 정확하게 밝힌다. 기계와 달리 번역가는 텍스트를 읽고 해석하는 각각의 개인이며, 모든 번역은 번역가가 원문을 통과하며 남긴 하나의 고유한 궤적이 된다. 홍한별 번역가의 번역을 통해 새롭게 우리에게 온 이 책은, 번역이 결코 기계적 재현이나 복제가 아니라 창조적이고 인격적인 실천임을 끝내 설득해 낸다.
출판사 제공 책 소개
영미권을 대표하는 번역의 대가가 전하는,
결코 AI가 대체할 수 없는 번역·언어의 본질
생성형 인공지능의 등장 이후로 번역은 이제 너무나도 손쉬운 일로 여겨지지요. 언어의 장벽이 눈에 띄게 낮아졌다는 감각 속에서, 더 이상 인간 번역가가 필요하지 않을 거라는 섣부른 전망도 있습니다. 그런데 정말, 기계는 번역이라는 수고스럽고 고된 작업에서 인간을 해방하고 있는 걸까요? 무슨 뜻인지 대략 알 수 있고 적당히 자연스럽게 읽히기만 한다면 충분한 걸까요? 애초에 ‘번역’이라는 행위는 정확히 무엇이고, 언어 속에서 살아가는 우리에게 어떤 의미로 다가올 수 있을까요?
숱한 노벨문학상 수상 작품들을 영어로 옮겨 온, 당대 최고의 문학 번역가로 평가받는 이 책의 저자 데이미언 설스는 이렇게 말합니다. “인공지능이 내 직업에 실존적 위협이 된다는 주장은 전혀 말이 안 된다고 생각한다”고요. 한쪽에서는 AI가 번역이라는 문제를 다 해결할 거라고 기세등등하고 또 한쪽에서는 애초에 ‘완전한 번역’이란 불가능하다고 냉소하는 사이에서, 저자는 번역의 본질을 탐구하기 시작합니다. 번역가가 실제로 ‘번역’이라는 행위를 수행할 때, 과연 어떤 일이 일어나는지 세심하게 따져본 것이지요. 원문과 얼마나 똑같은지만을 따지는 기존의 소모적인 번역 논쟁의 틈에서, 저자는 왜 번역이 인간 고유의 언어 경험을 고스란히 드러내는 창조적 행위인지 끈질기게 찾아 나갑니다.
우리는 언어를 통해 세계와 접촉하고 소통합니다. 언어는 “자아와 세계의 복합적인 상호작용” 그 자체이지요. 그런 면에서 한 언어를 다른 언어로 옮겨 내는 번역은, 인간의 언어 경험이 가장 세심하게 드러나는 행위일 수밖에 없습니다. 주관적이지도 객관적이지도 않은 언어라는 경험 속에서, 낯선 언어를 최대한으로 받아들여 새로운 맥락에서 표현해 내는 일이니까요. 그런 면에서 번역은 멀리 떨어진 원본을 최대한 비슷하게 모방한 텍스트를 만드는 일을 넘어, 끝없이 생동하는 언어의 가능성을 최대한으로 실현하는 일이 됩니다. 이 책에서 저자는 번역 사상의 역사를 되짚고 구체적 번역 예시를 제시하며, ‘번역’의 본질과 의미로 에두르지 않고 직진합니다.
“번역이란 궁극적으로 사랑의 행위다”
새로운 독자를 향한 지극히 인간적인 실천
저자가 보기에 번역 행위의 핵심은 바로 ‘읽기’입니다. 번역가로서 읽기가 중요한 까닭은, 번역이 결코 텍스트의 의미를 기계적으로 옮기는 일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번역가가 옮기는 것은 단어나 문장의 뜻이 아니라 ‘언어의 사용’ 자체입니다. 텍스트는 늘 특정한 언어의 맥락 안에 놓여 있지요. 각 언어에는 사용자들에게 자연스럽게 여겨지는 발화 방식이 있고, 각각의 텍스트는 그 자연스러운 기준선을 넘나들며 특유의 표현과 의도를 내보이며 개성을 구축합니다. 또 어떤 이들을 대상으로 쓰였는지에 따라서도 그에 맞춘 언어가 사용되고요, 번역가는 텍스트의 특정한 방향과 특수한 작용을 읽어 내고, 그 언어 사용 자체를 다른 언어로 구현하는 사람입니다. 단어나 문장의 의미를 기계적으로 옮겨 내는 일이 아닌 것이지요.
그런 의미에서 번역가는 우선 ‘읽는 사람’입니다. 번역하고자 하는 텍스트가 해당 언어의 맥락에서 어떻게 특수하게 작용하고 있는지를 세심하게 읽어 내야만, 작가와 텍스트의 의도와 방향을 제대로 표현해 낼 수 있을 테니까요. 번역가는 문장이 독자에게 다가와 “멱살을 잡고, 얼굴을 들이대고, 말을 걸고 유혹하는 방식”을 옮깁니다. 새로운 언어에서 기존 텍스트의 고유함을 보존한 채 “원문의 저자와 새로운 독자가 서로 최선으로 상호작용할 수 있도록” 노력하는 것이지요. 단어 하나를 사전적으로 갈아 끼우는 것이 아닌, 번역가는 소리·사용·연상·움직임까지 염두하며 저자와 독자를 연결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저자에게 번역은 “정성을 들이는 행위, 궁극적으로는 사랑의 행위”가 됩니다.
번역가는 항상 ‘자신이 읽은 텍스트’를 옮깁니다. 사실 모든 ‘읽기’가 그렇지요. 세상에는 무언가를 읽는 수백, 수천 가지 방식이 있으며, 또 텍스트를 번역하는 방식 역시 그렇습니다. 모든 번역문은 번역자가 원문을 지나간 고유한 ‘궤적’이지요. 나만의 방식으로 읽을 수밖에 없다는 것은, 한계가 아닙니다. 오히려 그렇기에 텍스트 고유의 개성을 세심하게 파악해, 생생하고 구체적인 개인으로서 언어 생태계에 참여할 수 있는 것이니까요. 기계는 인간의 언어를 모방해 그럴싸한 표현을 만들어 낼 수 있지만, 생동하는 언어를 고유한 관점에서 ‘읽고 쓸 수는’ 없습니다. 이 책에서 저자가 끈질기게 탐구한 번역의 본질을 통해 인간 고유의 ‘읽기-쓰기’를 함께 되새길 수 있기를 바랍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