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표지

그랬다고 적었다

카테고리: 국내도서>에세이>한국에세이

저자: 김애란 (지은이)

페이지 수: 220p

출판사: 문학동네

출판일: 2026-08-24

가격: 15300원

평점: (10.0)

인기 순위: 종합 주간 3위

ISBN13: 9791141618575

소개

소설가 김애란이 새 책과 함께 여름 인사를 건넨다. 장편소설 『이중 하나는 거짓말』(2024)과 소설집 『안녕이라 그랬어』(2025)를 펴내며 허구의 세계 안에서 지금 한국사회의 풍경을 세밀하게 그리는 데 집중해온 작가가 이번에 새 이야기를 담아낸 그릇은 소설이 아니라 산문이다.

목차

1부 사람의 얼굴

내가 되지 않는 꿈 … 009
세 개의 빛 … 022
산문적인 세계에서 … 038
없는 자리 … 057
(부록) 죽지 않는 꽃 — 최인호청년문화상 수상 소감 … 086

2부 이야기의 얼굴

나의 유령 문학 유랑 … 097
절정부란 무엇인가 … 110
인간은 그런 존재 … 120
어떤 책은 … 123
아름다움은 자란다 … 126
없어지지 않는 말 … 133
그랬다고 적었다 … 138
(부록) 각각 한 손씩 빌려 — 한국예술종합학교 연극원 삼십 주년 축사 … 144

3부 일상의 얼굴

모두의 일곱 해 … 155
숨 나누기 … 162
코로나 극장전 … 171
종말은 가볍고 투명하게 … 180
새 발자국, 삶 발자국 … 192
진짜로 가짜 같은 진짜 … 198
(부록) 다시 나가 놉시다 — 대산초등학교 백 주년 축사 … 208

작가의 말 … 215

책 소개

소설가 김애란이 새 책과 함께 여름 인사를 건넨다. 장편소설 『이중 하나는 거짓말』(2024)과 소설집 『안녕이라 그랬어』(2025)를 펴내며 허구의 세계 안에서 지금 한국사회의 풍경을 세밀하게 그리는 데 집중해온 작가가 이번에 새 이야기를 담아낸 그릇은 소설이 아니라 산문이다. 소설 속 그 혹은 그녀가 아니라 작가 자신의 목소리가 나직하게 울려퍼지는 바로 그 장르를 통해 우리는 우리가 오랫동안 사랑해온 작품을 써낸 작가 김애란의 생생한 다면(多面)과 만난다.

그 면면은 생활인이자 창작자, 사회인의 모습으로 이루어져 있다. 생활인으로서 김애란은 제주의 너른 쉼터를 뛰어다니는 강아지를 바라보며 대도시에서와 다른 초록의 풍경을 눈에 담기도 하고, 오랜 시간 오해했던 누군가의 면모를 새롭게 발견하기도 한다. 창작자로서 인공지능 챗봇 챗지피티의 등장을 지켜보며 인간이라는 존재 자체를 성찰하기도 하고, 사회인으로서 우리 모두가 함께 겪은 코로나 시기를 돌아보며 진정한 자립과 타인의 의미를 되새기기도 한다. 이 면면은 엄밀히 구분되기보다 서로 섞이고 간섭하며 영향을 주고받는다. 그 바탕에는 공통적으로 몸과 마음의 한계를 지닌 사람으로서의 스스로를 인정하는 겸허하고 유연한 태도가 깔려 있다.

그리고 그 태도는 ‘내가 되지 않는 꿈’이라는 인상적인 표현과 연결된다. 김애란은 말한다. 진정한 내가 되지 않아도 된다는 것은 얼마나 해방적이냐고. 내가 되지 않는다는 건 나라는 작은 테두리에서 벗어난다는 뜻이고, 그렇게 나의 “농도를 조금씩 옅게”(19쪽) 만듦으로써 다른 무언가가 새롭게 들어설 자리를 마련한다는 의미이다. 마치 바람이 선선하게 드나들듯이 나라는 창문을 통해 다른 무엇이 부드럽게 오갈 수 있도록 여러 방향을 향해 스스로를 열어놓는 것이다.

그 문을 통해 가족과 동료, 과거의 자신이 들어오고, 그 문을 통해 우연히 접하거나 적극적으로 들여다본 글과 영상이 들어오고, 그 문을 통해 우리가 함께 겪은 사회문제가 들어온다. 그러는 사이 조용하게 고여드는 생각과 확장되는 인식의 테두리를 모두 아울러 김애란은 다만 ‘그랬다고 적었다’라고 간명하게 표현한다.

출판사 제공 책 소개

한국문학의 유일무이한 목소리, 김애란 신작 산문집

사람을 사람답게, 언어를 언어답게, 삶을 삶답게
가장 인간적인 기술로 써내려간 소소하고 놀라운 우리의 오늘


소설가 김애란이 새 책과 함께 여름 인사를 건넨다. 장편소설 『이중 하나는 거짓말』(2024)과 소설집 『안녕이라 그랬어』(2025)를 펴내며 허구의 세계 안에서 지금 한국사회의 풍경을 세밀하게 그리는 데 집중해온 작가가 이번에 새 이야기를 담아낸 그릇은 소설이 아니라 산문이다. 소설 속 그 혹은 그녀가 아니라 작가 자신의 목소리가 나직하게 울려퍼지는 바로 그 장르를 통해 우리는 우리가 오랫동안 사랑해온 작품을 써낸 작가 김애란의 생생한 다면(多面)과 만난다.
그 면면은 생활인이자 창작자, 사회인의 모습으로 이루어져 있다. 생활인으로서 김애란은 제주의 너른 쉼터를 뛰어다니는 강아지를 바라보며 대도시에서와 다른 초록의 풍경을 눈에 담기도 하고, 오랜 시간 오해했던 누군가의 면모를 새롭게 발견하기도 한다. 창작자로서 인공지능 챗봇 챗지피티의 등장을 지켜보며 인간이라는 존재 자체를 성찰하기도 하고, 사회인으로서 우리 모두가 함께 겪은 코로나 시기를 돌아보며 진정한 자립과 타인의 의미를 되새기기도 한다. 이 면면은 엄밀히 구분되기보다 서로 섞이고 간섭하며 영향을 주고받는다. 그 바탕에는 공통적으로 몸과 마음의 한계를 지닌 사람으로서의 스스로를 인정하는 겸허하고 유연한 태도가 깔려 있다.
그리고 그 태도는 ‘내가 되지 않는 꿈’이라는 인상적인 표현과 연결된다. 김애란은 말한다. 진정한 내가 되지 않아도 된다는 것은 얼마나 해방적이냐고. 내가 되지 않는다는 건 나라는 작은 테두리에서 벗어난다는 뜻이고, 그렇게 나의 “농도를 조금씩 옅게”(19쪽) 만듦으로써 다른 무언가가 새롭게 들어설 자리를 마련한다는 의미이다. 마치 바람이 선선하게 드나들듯이 나라는 창문을 통해 다른 무엇이 부드럽게 오갈 수 있도록 여러 방향을 향해 스스로를 열어놓는 것이다. 그 문을 통해 가족과 동료, 과거의 자신이 들어오고, 그 문을 통해 우연히 접하거나 적극적으로 들여다본 글과 영상이 들어오고, 그 문을 통해 우리가 함께 겪은 사회문제가 들어온다. 그러는 사이 조용하게 고여드는 생각과 확장되는 인식의 테두리를 모두 아울러 김애란은 다만 ‘그랬다고 적었다’라고 간명하게 표현한다.
그렇게 이번 산문집은 곁에 있는 사람에게로, 동시대인에게로, 사회 바깥으로 향하며 품을 넓힌다. 『그랬다고 적었다』는 김애란이 그저 좋은 소설가이기만 한 것이 아니라 동시대인 곁에서 ‘우리의 오늘’을 써내려가며 함께 호흡하는 유일무이한 목소리를 지닌 작가임을 선명하게 보여준다.



언젠가 한 산문에서 “시간은 어떻게 생겼을까?” 질문한 적이 있습니다.
십여 년 전 쓴 문장입니다.
당시 삼십대였던 저는 제 나름의 답을 적어넣었습니다.
정답이라기보다는 하나의 심상, 상상에 가까운 문장을요.

그뒤 많은 시간이 흘렀습니다.
삶은 여전히 여러 얼굴로 다가와 제게 같은 질문을 던집니다.
그 얼굴의 잔영을 여러분과 나눕니다.
잔상인 동시에 자국, 흔적에 가까운 무엇을요.

그 안에는 당연히 웃거나 놀라는 얼굴, 그늘지거나 찡그리는 얼굴이 있습니다.
그것을 투박하게나마 3부로 나눠 책에 담았습니다.
그중 1부에는 점점 기억과 말을 잃어가는 한 인간과 언어능력이 날마다 발전하는 한 프로그램을 대비해 꾸린 글을 모았습니다.
몇 년 전에 쓴 글인데다 요즘 기술 변화 속도가 워낙 빨라 어떻게 읽힐지 모르겠습니다.
은유와 비유로 이뤄진 구멍 많은 그물을 걱정스레 바라보다, 구멍을 논리와 방어로 다 메워 커튼으로 만들지는 말자고 생각합니다.

전보다 그저 나이를 좀더 먹었을 뿐인데 몇몇 만남과 헤어짐을 반복하느라
문득 말이 줄고 눈이 깊어졌을 여러분을 떠올립니다.

앞으로 우리가 마주할 시간은 또 어떤 모습으로 다가올까요?
아직 알 수 없지만 그 시간을 여러분과 함께 인간의 문장으로 건널 수 있다면 더없이 기쁠 것 같습니다.

2026년 한여름
김애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