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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매

카테고리: 국내도서>소설/시/희곡>한국소설>2000년대 이후 한국소설

저자: 황석영 (지은이)

페이지 수: 224p

출판사: 창비

출판일: 2025-12-12

가격: 15120원

평점: (8.9)

인기 순위: 소설/시/희곡 주간 3위

ISBN13: 9788936439880

소개

한국문학의 가장 높은 산, 만해문학상·대산문학상·에밀 기메 아시아문학상 수상에 빛나는 황석영이 장편소설 『할매』로 돌아왔다. 인터내셔널 부커상 최종후보에 오르며 전세계를 열광시킨 『철도원 삼대』(창비 2020) 이후 5년 만의 신작이다.

목차

할매

작가의 말
감사의 말

책 소개

한국문학의 가장 높은 산, 만해문학상·대산문학상·에밀 기메 아시아문학상 수상에 빛나는 황석영이 장편소설 『할매』로 돌아왔다. 인터내셔널 부커상 최종후보에 오르며 전세계를 열광시킨 『철도원 삼대』(창비 2020) 이후 5년 만의 신작이다. 저자는 한국 근현대 노동자의 삶을 묵직한 서사로 꿰뚫었던 전작에 이어 이번에는 장구한 역사와 인간 너머의 생명으로 이야기의 지평을 한층 넓혔다. 지구적 생명을 감싸안는 황석영 문학의 새로운 경지라 이를 만하다.

이 소설은 한마리 새의 죽음에서 싹터 600년의 세월을 겪어온 팽나무 ‘할매’를 중심축으로 이 땅의 아픈 역사와 민중의 삶을 장대하게 엮어낸다. 인간과 자연, 삶과 죽음이 별개일 수 없으며 모든 존재가 거대한 인연의 그물망 속에서 순환한다는 웅숭깊은 깨달음을 전하며 기후 위기와 생태 파괴의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묵직하고도 아름답게 존재의 근원에 대해 질문한다.

또한 황석영 특유의 힘 있는 필치와 압도적인 서사는 읽는 이를 단숨에 시공을 가로질러 생생하게 살아 숨 쉬는 격동의 역사 현장으로 데려다놓는다. 한반도의 비극적 역사뿐만 아니라, 이름 없는 풀벌레의 날갯짓부터 갯벌의 숨소리까지 소설이 포착할 수 있는 세계가 이토록 넓을 수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출판사 제공 책 소개

세계적 거장 황석영의 귀환!
육백년을 관통하며 펼쳐지는 역사와 생명에 관한 압도적 서사

소설이 도달할 수 있는 더없이 깊고 장엄한 세계
모든 사라지는 것들을 위한 위대한 이야기


『할매』와 같은 소설은 오늘날까지 읽어본 적이 없다. 한편의 내셔널 지오그래픽 다큐멘터리를 보는 느낌으로 소설을 읽다가 수억년의 시간을 건너 지구에 추락한 작은 운석의 틈새에서 하루살이가 장엄하고도 허망한 생을 마감하는 장면에서 나도 모르게 울고 말았다.
―정지아(소설가)

한국문학의 가장 높은 산, 만해문학상·대산문학상·에밀 기메 아시아문학상 수상에 빛나는 황석영이 장편소설 『할매』로 돌아왔다. 인터내셔널 부커상 최종후보에 오르며 전세계를 열광시킨 『철도원 삼대』(창비 2020) 이후 5년 만의 신작이다. 저자는 한국 근현대 노동자의 삶을 묵직한 서사로 꿰뚫었던 전작에 이어 이번에는 장구한 역사와 인간 너머의 생명으로 이야기의 지평을 한층 넓혔다. 지구적 생명을 감싸안는 황석영 문학의 새로운 경지라 이를 만하다. 이 소설은 한마리 새의 죽음에서 싹터 600년의 세월을 겪어온 팽나무 ‘할매’를 중심축으로 이 땅의 아픈 역사와 민중의 삶을 장대하게 엮어낸다. 인간과 자연, 삶과 죽음이 별개일 수 없으며 모든 존재가 거대한 인연의 그물망 속에서 순환한다는 웅숭깊은 깨달음을 전하며 기후 위기와 생태 파괴의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묵직하고도 아름답게 존재의 근원에 대해 질문한다. 또한 황석영 특유의 힘 있는 필치와 압도적인 서사는 읽는 이를 단숨에 시공을 가로질러 생생하게 살아 숨 쉬는 격동의 역사 현장으로 데려다놓는다. 한반도의 비극적 역사뿐만 아니라, 이름 없는 풀벌레의 날갯짓부터 갯벌의 숨소리까지 소설이 포착할 수 있는 세계가 이토록 넓을 수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한알의 씨앗이 품은 우주
나이테 안에 깃든 파란만장한 연대기


소설은 새 한마리의 여정으로 문을 연다. 시베리아의 차가운 눈보라를 뚫고 날아온 개똥지빠귀가 금강 하구의 빈터에서 죽음을 맞이한다. 새의 육신은 흙으로 돌아가지만 그 뱃속에 품고 있던 팽나무 씨앗 하나는 긴 겨울을 견디고 싹을 틔워 마을의 수호신 ‘할매’가 된다. 소설은 이 팽나무가 한겹씩 나이테를 늘려갈 때마다 그 그늘 아래를 스쳐간 인간군상의 파란만장한 삶을 파노라마처럼 펼쳐 보인다. 조선 건국 초기, 굶주림에 지쳐 절에 들어왔다 환속하여 갯벌을 일구던 승려 ‘몽각’은 나무 아래서 “나는 없다. 나무도 풀도 물도 바람도 돌도 모두 나와 같다”(81~82면)는 깊은 깨달음을 얻는다. 나무와 영적으로 교감하며 마을의 길흉화복을 빌었던 당골네 ‘고창댁’, 박해 속에서도 신앙을 지키다 순교한 ‘유분도’, 그리고 ‘사람이 곧 하늘’이라 외치며 우금치 전투에서 산화한 동학농민군 ‘배경순’까지. 황석영은 역사책의 행간에 묻혀 있던 민초들의 삶을 특유의 입담과 생생한 묘사로 복원해내며, 이들이 서로 다른 시대를 살았으되 ‘할매’라는 거대한 생명의 뿌리 아래 하나로 연결되어 있음을 보여준다.
이야기가 근현대로 넘어오면서 서사는 더욱 격정적으로 휘몰아친다. 일제강점기에 수탈을 위해 닦은 군산 비행장 활주로 옆에서 팽나무 ‘할매’는 끔찍한 비극을 목격한다. 자신의 분신과도 같았던 어린 나무가 어린 일본군 특공대 조종사들의 권총 사격의 표적이 되어 온몸이 짓무르고 썩어 들어가 끝내 베어진 것이다. 해방 후에도 고통은 끝나지 않는다. 미군기지의 확장과 새만금 간척사업이라는 폭력적인 개발로 인해 바닷길은 막혀버린다. 저자는 평생을 갯벌에 기대어 살아온 어민들의 절규와 함께 물을 찾아 기어 나온 수만마리 조개가 말라가는 갯벌의 참혹한 현장을 서늘할 정도로 정밀하게 묘파한다. 그러나 소설은 절망에서 멈추지 않는다. 갯벌의 마지막을 기록하는 활동가 ‘배동수’와 순교자의 후손이자 평생을 민주화운동에 헌신한 ‘유 방지거’ 신부는 파괴된 땅을 지키기 위해 연대한다. 철조망 속에 갇힌 팽나무를 찾아가 끌어안는 신부와, 죽음의 땅이라 불리는 갯벌 한가운데서 기적처럼 들려오는 뭇 생명들의 거대한 합창 소리는 인간의 탐욕으로도 결코 끊어낼 수 없는 생명의 끈질긴 생명력을 증언한다.

문명전환기에 마주한 깊고 뜨거운 위로
다시 한번 확인하는 한국문학의 웅장한 나이테


『할매』는 방대한 시간대를 다루지만 각 인물들의 드라마틱한 사연이 톱니바퀴처럼 맞물려 돌아가는 압도적인 흡인력으로 독자를 단숨에 600여년의 시간 속으로 빨아들인다. 소설은 역사의 비극을 전시하는 데 그치지 않고 그 안에서 살아 숨 쉬던 모든 생명의 온기를 끝까지 껴안으며 위로한다. 문명전환기에 선 우리에게 민담적 상상력과 생태적 사유를 통해 새로운 구원의 가능성을 제시하는 이 작품은 “하나의 작은 씨앗이 얼마나 광대한 이야기를 품고 있는지를 눈부시도록 아름답고 웅대한 시적 서사의 세계로 보여준다”(백지연 문학평론가). 한국문학이 세계로 뻗어나가며 전세계 독자의 마음을 사로잡고 있는 지금, 『할매』는 K문학의 저력을 다시금 확인시켜줄 기념비적인 역작이라 할 만하다. 한국적인 정서 안에 인류 보편의 생명 사상을 담아낸 이 작품을 통해 독자들은 세계적인 거장 황석영이 도달한 웅숭깊은 사유의 숲을 거닐게 될 것이다. 또한 책을 덮는 순간 독자들의 마음속에도 결코 쓰러지지 않는 거대한 나무 한그루가 자라날 것이다. 이것은 단순한 소설이 아니라 우리가 잃어버린 ‘기억’이자 ‘근원’을 되찾는 여정이다.